
1881년 잡지 'Puck'에 실린 이모티콘 아이디어.
팰먼 교수는 컴퓨터 키보드로 칠 수 있는 문자 기호들, 콜론(쌍점), 괄호, 가로줄 기호인 대시(dash)를 조합해 웃는 얼굴을 만들었고, “이 기호를 농담을 할 때 쓰는 표시로 만들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괄호를 뒤집은 ‘:-(’는 농담이 아닌 경우 쓰자고 제안했다.

윈도 11에서 기본 지원하는 이모티콘.
특히 이 시기에는 특수문자의 조형을 이용해 한글 문자 표현을 흉내내는, 이른바 ‘외계어’가 나타나 새로운 세대 언어능력에 심각한 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금 보면 어처구니없는 사회적 논쟁까지 벌어졌다.
이후에는 컴퓨터 입력 방식에도 혁신이 와 메신저에서 문자로 처리하는 이모티콘을 넘어 이미지 자체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등장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클립아트를 이용한 감정 표현도 이모티콘으로 불러야 하는지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지금은 온라인 상에서 문자를 이용한 정서법적 표현 이외에 감정을 드러내는 모든 기호를 이모티콘으로 부르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환경에서도 온라인 통신 용량의 수용능력이 극도로 높아진 요즘은 짧은 동화상을 담은 gif(흔히 ‘움짤’로 불리는) 이미지도 이모티콘의 하나로 흔히 쓰인다. 메신저, 소셜미디어의 대화창은 이제 짧은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도 이모티콘으로 도배가 된다.
이모티콘은 현대에 와서 크게 늘어난, 경우에 따라 대면 의사소통보다 훨씬 잦아진 온라인 의사소통에서 절대적인 변수가 됐다. 특정한 이모티콘은 특정한 세대의 지표로 여겨지고, 이모티콘을 아예 쓰지 않은 메시지에서는 상대의 ‘딱딱함’을 읽어낼 정도다.
겨우 20여년전 서로 마주보지 않고 소통하는 사회의 삭막함을 말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스마트폰으로 입력하는 단 한줄의 짧은 메시지마저도 ‘감정의 과잉’으로 몸살을 앓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저 농담임을 표시하기 위해 웃는 얼굴을 문자로 그린 컴퓨터 과학자는 이모티콘이 만들어낸 이러한 의사소통의 변화상을 예측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물며 그림 이모티콘을 상품으로 팔고, 그림 작가들이 이 이모티콘 판매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세상은 더더욱 예측이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