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 또 공습…트럼프 “6명 사살”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5일, 오전 07:5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또다시 선박을 공습해 마약 밀수범 6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아침, 나의 총사령관인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베네수엘라 해안 근처 미 남부사령부 관할 구역에서 마약 밀매를 수행하는 지정 테러조직(DTO) 소속 선박에 치명적인 물리 공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에 따르면 이 선박은 마약 밀매를 하고 있었고, 불법 마약 조직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었으며, 알려진 DTO 경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다”며 “공습은 국제 해역에서 진행됐으며, 이 공습으로 선박에 타고 있던 6명의 남성 마약 테러리스트(narcoterrorists)가 사망했다. 미군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영상도 함께 게재했다. 영상에는 베네수엘라 연안에 정박한 것으로 보이는 선박이 미사일 공격을 받고 폭발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번 공격을 포함해 지난달 이후 다섯 차례의 해상 마약 단속 및 공습이 보고됐으며, 이 과정에서 총 27명이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라틴아메리카의 주요 마약 카르텔들과 “무력 충돌 상태(armed conflict)에 있다”고 강조하며,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는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라틴아메리카 주요 마약 조직을 외국 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이를 근거로 카리브해 지역에서의 공습을 “자위적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는 피격 대상이 실제로 마약 밀매 또는 범죄와 관련된 인물인지 등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마약 밀매 ‘혐의자’라고 규정했다. 사실상 ‘살해’한 것이라는 사실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다.

미 의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반발하고 있다. 헌법상 전쟁 선포권을 가진 미 의회는 공식적으로 무력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정부가 작전 목표와 법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주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민주당이 추진한 ‘작전 중단법안’이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고 W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공식적 입장을 아직 내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이 영해 침해로 간주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미 언론들은 “미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테러 대응 차원에서 확장하고 있으며, 향후 카리브해 및 남미 연안에서 추가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법적 정당성과 의회 통제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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