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토 데쓰오(왼쪽) 일본 공명당 대표와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 (사진=AFP)
1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대표는 이날 도쿄에서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아 잇따라 회동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차기 총리 지명선거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야권에선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일본유신회 3당 간사장(사무총장)이 이날 총리 지명선거 관련 회담을 진행한다. 자민당이 전날 입헌민주당에 21일 임시국회를 열겠다는 방침을 통보하면서, 여야 모두 총리 지명선거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키는 공명당과 국민민주당이 쥐고 있다.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중의원(하원·465석)과 참의원(상원·248석) 양원에서 과반(각각 233석, 125석)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실시해 다득표자로 결정된다. 중의원과 참의원의 투표 결과가 다르면 중의원이 우선시된다.
현재 중의원 의석수는 자민당이 196석, 입헌민주당이 148석, 일본유신회가 35석, 국민민주당이 27석, 공명당이 24석을 각각 차지한다. 야권 3당 연합이 현실화하면 총 210석으로 자민당을 넘어선다.
국민민주당이 야권 연합에 불참하고 공명당이 야권에 협력해도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공명당 3당의 총 의석수는 207석으로, 여전히 자민당을 웃돈다. 반면 같은 상황에서 국민민주당이 자민당을 지지하면 220석이 된다.
즉 국민민주당과 공명당의 최종 행보에 따라 자민당이나 야권의 승리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양당은 자민당과 야권 모두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다마키 유이치로 일본 국민민주당 대표. (사진=AFP)
야권에서는 입헌민주당 주도로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대표를 단일 후보로 추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야권 3당 단일화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자민당도 급해졌다. 자민당의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은 전날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쓰야 간사장과 만나 총리 지명 투표에서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다마키 대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른 야당들과 협력해도 자칫 실익을 챙길 수 없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당에 가장 이득이 되는 방안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공명당도 입장을 바꿨다. 자민당과의 연립정부에서 이탈을 선언하며 당초 사이토 데쓰오 당 대표에게 투표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지난 13일 야당 후보에 대한 투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 지지 여부 또한 배제하지 않았다. 공명당이 자민당에 협력하면 중의원 의석은 총 220석으로, 야당 연합 정권 출현을 막을 수 있다.
닛케이 등은 “어느 진영이든 확고한 과반을 얻기 어려운 상황으로, 일본 정치권은 새 총리 선출 이후에도 불안정한 연립 공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