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두달째 마이너스 물가…내수 부진 속 경제 둔화세(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5일, 오후 07:08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의 마이너스 물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관세 전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가 절실하나 부동산 침체 등에 따른 소비 부진 상황이 심화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경제지표 둔화 분위기라면 연간 경제 성장률 달성도 불투명하단 지적이다.

중국 동부 랴오닝성 선양의 한 시장에서 시민들이 식품을 사고 있다. (사진=AFP)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0.3% 하락해 시장 예상치인 마이너스(-) 0.2%를 밑돌았다. 전월(-0.4%)보단 하락폭이 낮아졌으나 2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음식·담배·주류가 1년 전보다 2.6% 하락했다. 신선 채소(-13.7%), 달걀(-11.9%), 축산물(-8.4%), 돼지고기(-17.0%), 신선 과일(-4.2%), 곡물(-0.7%)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다른 품목은 교통·통신이 2.0% 하락했고 의류(1.7%), 주거(0.1%), 생활 필수품·서비스(2.2%), 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0.8%), 건강 관리(1.1%), 기타 소모품·서비스(9.9%)이 상승했다. 결국 장바구니 물가가 전체 하락세를 주도한 것이다.

중국 CPI는 올해 1월에 전년동월대비 0.5% 오른 이후에는 단 한번도 0.2% 이상 상승을 기록한 적이 없다. 2월 0.7% 하락한 후 5월까지 4개월 하락을 나타냈다. 6월 0.1%로 반등했으나 7월 보합(0%)에 머물렀고 8~9월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CPI는 전년동기대비 0.1%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기존 약 3%에서 2% 안팎으로 내려 잡았으나 이마저도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중국의 연간 CPI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다면 2009년(-0.7%) 이후 16년만이다.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같은 기간 2.3% 하락했다. 공장에서 출고한 가격이 떨어졌다는 말이다. 전월(-2.9%)보다 하락폭이 줄었지만 3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저물가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내부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저물가가 심화하면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게 되고 결국 고용 부진까지 이어지게 된다.



중국 경제지표는 하반기 들어 뚜렷하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중국의 산업생산(5.2%)과 소매판매(3.4%) 증가폭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1~8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0.5% 증가에 그치는 등 생산·소비·투자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조만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인데 1분기(5.4%)와 2분기(5.2%)에 크게 못 미치는 4% 후반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 관세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어 경제 성장을 이끌던 수출 분야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4차회의(4중전회)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4중전회에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논의할 예정인데 이때 경제 성장을 위한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전날 경제 전문가와 기업인을 초청한 좌담회에 참석해 “제15차 5개년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면서 “소비 진작책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효과적인 투자 확대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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