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이날 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지난달 서브프라임 대출업체인 트라이컬러와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퍼스트브랜즈의 파산을 언급하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신용 시장 강세장이 지속됐다”며 “그로 인해 시장에 과잉이 존재할 수 있다는 초기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훨씬 더 많은 신용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트라이컬러는 신용등급이 낮거나 신용 이력이 부족한 사람(서브프라임층)에게 고위험 조건(높은 금리, 더 엄격한 담보 조건 등)으로 대출을 제공해온 금융사다. 대출 구조 불투명성, 담보 중복 설정, 차량 식별번호(VIN) 중복 활용 의혹 등이 제기되며 부실 위험이 커졌다. 대형은행들은 이 회사 채권 일부를 손실처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퍼스트브랜즈는 여러 기업인수를 위해 대차대조표 밖의 자금조달, 인보이스 담보대출(외상매출채권) 등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이자를 갚지 못해 결국 같은 달 파산 신청했다.
월가에서는 두 회사 파산의 직접적 연관성엔 선을 그으면서도, 신용시장의 과잉이 불러온 결과라는 점에서 향후 ‘도미노 현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없는 담보물, 부풀린 고객신용 등을 허위로 설정한 뒤 마구잡이 대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다이먼 CEO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신용 시장 강세장이 지속됐다”며 “이로 인해 시장에 과잉이 존재할 수 있다는 초기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훨씬 더 많은 신용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라이컬러 사태와 관련해 “바퀴벌레를 한 마리 발견하면 아마 더 있다는 의미”라면서 “모두 이 건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아직 파산에 이르지 않았으나 신용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사건도 일부 은행이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층에게 대규모 주택담보대출을 해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JP모건, 트라이컬러 대출로 대규모 손실
JP모간의 제레미 바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퍼스트브랜즈 관련 손실은 피했지만 트라이컬러에 대출을 제공해 이번 분기 1억 7000만달러의 대손상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손상각은 은행이 대출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자동차 업계의 연이은 파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으로 공급망이 가격 인상 압박을 받는 가운데 나왔다. 더구나 여기엔 다수 금융기관이 얽혀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가 퍼스트브랜즈와 관련해 7억1500만달러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으며, UBS도 약 5억달러 규모의 노출이 알렸다. 지역은행 피프스 서드는 지난달 트라이컬러 관련 차입자 사기 의혹으로 최대 2억 달러의 손상 가능성을 공시했다.
이 두 건의 파산 사례로 시장에선 신용시장의 과열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JP모간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콘퍼런스콜에서 주된 질문은 신용 문제였다고 CNBC는 전했다. 이날 JP모간체이스는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43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EPS)은 5.07달러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4.84달러)를 상회한다. 채권과 주식 등 트레이딩 부문 수익은 사상 최고치인 89억달러로, 스트리트어카운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3억달러)를 웃돌았다. IB 부문 수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16% 증가한 26억달러로, 전문가 예상치(25억달러)를 상회했다.
다이먼 CEO는 트라이컬러 사태에 대해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순간은 아니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모든 사안을 샅샅이 조사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냉정한 시각으로 모든 세부사항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