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먼·월러, 스테이블코인 공존 선언… “금지보다 이해, 두려움보다 시도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5일, 오후 07:21

[워싱턴=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금지보다 이해를 우선해야 한다.”(미셸 보먼 연방준비제도 이사)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그저 기술일 뿐이다.”(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연례회의에서 두 연준 이사가 나란히 던진 메시지는 단호하면서도 일관됐다. ‘지니어스법’(Genius Act) 통과로 제도권에 편입된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을 금지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제도권 안에서 공존의 틀을 세워야 한다는 것. 연준이 ‘감독’과 ‘혁신’의 접점을 찾으려는 새로운 방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가치에 연동된 가상자산으로 결제용 ‘디지털 달러’로 불린다. 지니어스법 통과로 연준은 직접 발행 대신 민간 발행을 감독·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사진=김상윤 특파원)
보먼 이사는 “연준은 법이 정한 일정에 맞춰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구축 중”이라며 “과거처럼 ‘안 된다’(No)’가 아니라 ‘이해 우선’(Understand first)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을 제한하기보다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허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혁신을 억제하지 않으면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킬 ‘레일’(rails)을 구축하는 것이 연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계획에 대해서는 “민간이 주도하고, 연준은 인프라와 규제 틀을 제공하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선을 그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사진=김상윤 특파원)
월러 이사 역시 “스테이블코인이 경쟁이 부족했던 결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기존 은행과 결제회사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고민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 가상자산 업계가 ‘전통 금융을 대체하겠다’고 외쳤다면, 지금은 ‘공존하자’로 바뀌었다”며 “전통 금융과 암호화 금융이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할은 시장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민간 혁신이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규제의 울타리’(regulatory perimeter)를 세워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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