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등 중국 주요 항공사 6곳은 러시아 상공 비행 금지하는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식 항의서한을 미 교통부에 제출했다.
앞서 미 교통부는 지난 9일 중국 항공사들이 미국 왕복 노선에서 러시아 영공을 이용해 비행시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경쟁사인 미 항공사들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상공 비행 금지를 제안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 뒤인 2022년 3월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상공 통과를 금지했다. 이에 러시아도 미국과 유럽 항공사의 자국 영공 진입을 차단하며 맞대응했다. 이후 미 항공사들은 러시아 영공을 우회해 왔다.
반면 러시아와 동맹 관계인 중국 항공사들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아 미주 노선 운항에서 더 짧은 비행시간, 더 적은 연료 소모 등 상대적 우위에 놓였다. 미 교통부는 이를 불공정 경쟁으로 규정한 것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항의서한에서 비행시간 증가, 노선 재편에 따른 운항 차질, 환승 지연, 연료비 부담 증대, 요금 인상 등 여객 불편이 심화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조치의 철회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도 “양국 국민의 상호 인적 교류를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동방항공은 “주요 노선 비행시간을 2~3시간 늘리고, 환승 연결 실패 위험과 연료 소모를 증가시켜 공공의 이익을 해치고 양국 여행객에게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남방항공은 11월~12월 성수기 기간 중 약 2800명 승객이 재예약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항공사들이 승객들의 피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익성 감소 우려가 반대하는 핵심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편 미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은 되레 금지 조치 대상을 더욱 확대해줄 것을 미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홍콩발 미주 항공편에 러시아 영공을 활용하는 캐세이퍼시픽 및 기타 홍콩 기반 항공사에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할 것을 주장했다.
미 항공업계 대표단체인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도 미 항공사와 중국 항공사 간 운항편수 격차가 확대하지 않도록, 기초 수요에 기반해 양국 항공편수가 균등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조치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과의 패권 다툼이 하늘길로까지 번지면서, 글로벌 여객·항공 물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