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청년간부 대화방 유출…"히틀러 사랑·가스실 보내자" 충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15일, 오후 06:0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공화당 청년 조직 지도부가 흑인·유대인·여성 등을 비하하고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4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청년 조직 ‘영 공화당(YR)’ 지도부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7개월간 주고받은 2900쪽 분량의 텔레그램 대화 기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해당 대화방에는 뉴욕·캔자스·애리조나·버몬트 등 4개 주의 간부 10여 명이 참여했으며,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인종차별·성차별·폭력 선동·백인우월주의 표현이 광범위하게 등장했다.

폴리티코 캡처
대화방에는 흑인을 “원숭이”나 “수박”이라고 칭하거나, “유대인은 정직하지 않다”, “중국X들” 등 노골적인 인종·민족 비하 표현이 다수 포함됐다.

또 “히틀러를 사랑한다” “반대표를 던지는 사람은 가스실로 보낼 것”이라며 나치식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또 “인류가 아는 가장 고통스러운 고문법을 만들겠다”는 등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도 했다. 백인우월주의 상징 ‘1488’을 암호처럼 쓰기도 했다.

대화방에서는 내부 경쟁자에 대한 살인·성폭행 조롱도 등장했다. 전국 영공화당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이들은 경쟁 후보였던 헤이든 패짓을 놓고 “강간하자”고 말했고, 다른 경쟁자에 대해서도 “컨벤션장에서 스스로 죽게 만들겠다”고 했다.

데이턴 대학의 아트 지프슨 교수는 폴리티코가 제공한 채팅 발췌를 검토한 후 “대화 내용이 네오나치나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온라인 토론을 연상시켰다”고 말했다.

텍사스 A&M 대학의 사회학 교수 조 피건은 “정치적 분위기가 트럼프의 등장과 그 이전부터의 우경화로 인해 개방적·해방적으로 될수록, 젊은이들과 나이 든 사람들 모두 사적인 자리나 공적인 자리에서 인종차별적 농담이나 발언을 더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들은 이러한 견해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며 “이 말들이 공공정책에 적용될까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리즈 허스턴은 채팅 멤버들의 대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오직 활동가이거나 좌파 기자만이 대통령 트럼프와 아무 관련이 없는 랜덤 그룹채팅을 연결지으려 필사적으로 시도할 것”이라며, “민주당 정치인들이 상대를 살해하겠다고 환상하고 공화당을 나치·파시스트라고 부르는 위험한 비방들을 언급하지 않은 채 보도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보다 더 악랄한 발언과 폭력에 시달린 사람은 없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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