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셧다운에도 강력한 실적…혼돈의 美증시[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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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0월 16일, 오전 06:0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 마감했다. 미중 간 긴장 고조와 3주째 이어지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이 투심을 억누르는 가운데 실적 시즌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제기되는 등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4% 내린 4만6253.31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0% 오른 6671.06에 마무리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66% 내린 2만2670.08에 거래를 마쳤다.

◇ “변동성 높은 시장, 재료 민감 반응할것”

장 초반 시장은 대형 은행주의 강력한 실적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개장 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8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와 매출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모건스탠리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한 46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 또한 주당순이익(EPS)와 매출 모두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 샘 스토발은 “은행들이 마치 홈런을 친 것처럼 순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냈다”며 “이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이며 이달 말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 지속과 미 연방정부 셧다운 지속이 이 같은 낙관론을 제한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에 대해 “주식시장이 하락한다고 해서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사태를 고조시키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에겐 중국의 희토류 통제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이 있다”고 언급했다.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연방정부 셧다운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셧다운으로 인해 연방정부 주요 기관들이 문을 닫으면서 핵심 경제 지표의 발표가 크게 줄었다. 당초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이달 24일로 연기됐으며, 이는 연준이 이달 28~29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될 예정이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호세 토레스는 “투자자들은 당분간 추가 실적 발표와 미국이나 중국 정부의 발언을 지켜보며 주식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라며 “변동성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것은 향후 투자 심리와 위험 감수 행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뉴스에도 시장이 급격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강력한 실적에 BoA·모건스탠리 4%대↑

이날 예상치를 크게 웃돈 호실적에 힘입어 대형 은행주가 강세를 보였다. BoA와 모건스탠리 모두 각각 4.37%, 4.7% 상승 마감했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JP모간체이스(1.20%), 웰스파고(2.25%) 등도 올랐다.

이날 AMD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9.40% 오른 239.36달러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이 AMD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5만개를 자사의 클라우드에 배치한다고 밝히면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부상했다고 판단한 월가에선 AMD의 목표가와 투자등급을 줄이어 상향했다.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는 장 초반 2% 넘게 올랐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으로 돌아서 0.11% 하락 마감했다. 브로드컴은 2.09% 상승했다.

이외에도 애플(0.63%), 메타(1.26%), 알파벳(2.27%), 테슬라(1.38%) 등은 상승 마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0.03%), 아마존(-0.38%)은 밀렸다.

◇ “트럼프 관세로 가격 상승 뚜렷, 비용 전가 현실화”

이날 공개된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은 지난달 초 직전 보고서 이후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동향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고용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었고, 12개 연준 관할 지역 대부분에서 수요는 둔화됐다. 그에 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비용 상승 부담은 현실화했다. 보고서는 “보고 기간 동안 가격은 추가로 상승했다”며 “관세로 인한 투입비용 증가가 많은 연준 관할 지역에서 보고됐으며 이러한 높은 비용이 최종 가격에 얼마나 전가되는지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다”고

스티븐 마이런 연방준비제도 이사(사진=AFP)
마이런 연준 이사는 공개 발언에서 미중 간 긴장 고조로 인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한층 더 시급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전제하에 비교적 낙관적으로 성장 전망을 보고 있었는데 중국이 이미 합의했던 사항을 번복하면서 상황이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며 “새로운 꼬리 위험(tail risk·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한 번 현실화되면 큰 손실을 초래하는 위험)이 생겨났다는 점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28~29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 국제유가, 5개월만에 최저치

국제 유가는 이틀 연속하락했다. 미중 무역 갈등 및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0.73% 내린 배럴당 58.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국채금리는 오름세(가격 하락)를 보였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0.9bp(1bp=0.01%포인트) 오른 4.034%에 거래됐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는 2.2pb 오른 3.501%에 거래됐다.

미국 달러화 값은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해 전 거래일 대비 0.39 내린 98.67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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