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 익명의 엡스타인 사건 피해 여성이 그와 거래 관계를 유지한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상대로 이날 미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피해 여성은 소장에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엡스타인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으며, 은행 측이 엡스타인과 공범들에게 특별한 대우를 해주지 않았더라면 엡스타인의 성범죄 범죄 행각이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2013년 엡스타인 지시에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 계좌를 개설했으며 엡스타인과 그의 회계사가 자신의 계좌들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을 변호하고 있는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엡스타인의 성매매 운영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피해자 보호보다 이익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이 소송과는 별개로 한 익명의 엡스타인 범죄 피해 여성도 뉴욕멜론은행을 상대로 이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피해 여성은 소장에서 뉴욕멜론은행이 엡스타인의 조직적인 성범죄 행각과 관련해 3억7800만달러를 지급하는 데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미 상원 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 론 와이든 상원의원의 7월 공개서한을 인용했다. 와이든 의원은 법무부에 엡스타인 관련 금융거래 기록 제출을 요구하며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 리언 블랙이 뱅크오브아메리카 계좌를 통해 엡스타인에게 1억7000만달러를 송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엡스타인 관련 계좌에서는 2019년 그가 감옥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4700건 이상의 송금 거래가 이뤄졌다. 일부 은행은 이 같은 의심거래보고서(SARs)를 수년 뒤에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수십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후인 2019년 뉴욕의 구치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생을 마감했다. JP모건은 지난 2023년 6월 엡스타인 피해자들과 2억90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고, 도이치뱅크도 같은 해 피해자들과 7500만달러를 주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