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에 1420조원, 수익은 10분의 1"…오픈AI, 무모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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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0월 20일, 오후 02:4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앞으로 5년간 1조달러(약 1420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거대한 자금 투입 계획에 비해 수익은 10분의 1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AI 인프라 구축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AFP)
19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크리스 데넬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오픈AI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체결한 파트너십에 따라 총 26기가와트(GW) 상당의 연산 능력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오는 2030년까지 최소 1조3000억달러(약 1840억원)의 자본지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1GW 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약 500억 달러가 소요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이같이 추산했다. 이 수치는 미국 뉴욕주의 여름철 최대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특히 오픈AI는 최근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으로부터 초대형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보다 더 과감한 계획도 내놓았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내부적으로 오는 2033년까지 250GW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자본지출은 최대 12조5000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계획에 비해 오픈AI의 수익이 너무 적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은 오픈AI의 매출이 2030년까지 약 1630억달러(163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셈이다.

이같은 수익과 비용 격차로 인해 월가에서는 벌써부터 AI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AI 기술 확산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 주식시장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지만, 실물 인프라 확장 속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증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픈AI는지난 9월 미국 내 10GW 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일환으로 오라클과 30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을 넘어 해외로도 확장되고 있다. 오픈AI는 아랍에미리트(UAE)와 노르웨이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추가적인 스타게이트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오픈AI는 엔비디아가 지원하는 AI 기반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로부터 22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산업 내 복잡한 투자 구조로 인해 AI 수요가 실제보다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스테이시 라스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올트먼 CEO는) 세계 경제를 10년간 붕괴시킬수도, 새로운 황금시대로 이끌 수도 있는 인물”이라며 현재는 방향성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전력 인프라 역시 오픈AI의 계획 실현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애물로 지목된다.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현재의 미국 전력망이 대응하지 못할 경우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오픈AI의 계획이 실현될 경우 AI 반도체와 인프라 기업들이 천문학적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벡 아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는 “오픈AI와의 전체 계약 규모가 이행될 경우 엔비디아가 최대 500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브로드컴 역시 오픈AI와의 계약을 통해 10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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