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7분만…4인조 강도는 佛루브르 박물관 어떻게 털었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0월 20일, 오후 02:5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4인조 강도가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보석류를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도난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주변.(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개장 시간 30분 뒤인 오전 9시 30분 복면을 쓴 4인조 강도가 2대의 오토바이, 사다리차 등을 몰고 루브르 박물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 중 2명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2층 외부 발코니로 올라갔으며 금속 절단기를 사용해 창문을 자르고 내부로 침입했다. 이들은 프랑스 왕실 보물이 전시된 ‘아폴론 갤러리’ 구역에서 보석류를 훔친 뒤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은 강도들이 약 6~7분 만에 범행을 마쳤으며 무장은 하지 않았지만 금속 절단기로 경비원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총 9점의 유물이 표적이 되었고, 이 중 나폴레옹 1세가 부인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에메랄드·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점이 실제로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도주하는 과정에서 나폴레옹 3세의 황후 외제니의 왕관 1점을 분실하면서 이는 손상된 상태로 범행 현장 인근에서 회수됐다. 해당 왕관은 다이아몬드 1354개와 에메랄드 56개로 장식됐다. 프랑스 문화부는 도난당한 보물 8점에 대해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문화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베퀴오 검사는 범인들이 왜 같은 전시실에 있던 140캐럿짜리 레장 다이아몬드를 훔치지 않았는지는 미스터리라고 덧붙였다. 레장 다이아몬드는 아폴론 갤러리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으로 나폴레옹 검의 장식품으로 사용됐다.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을 대표하는 소더비는 이 보석의 가치를 6000만달러(약 85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이유는 알 수 없다”며 “그들이 체포되어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그리고 왜 그 전시물을 건드리지 않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인 중 한 명이 노란색 반사 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이는 현장에서 수거되었다고 밝혔다. 범인들은 도주 중 트럭에 설치된 크레인에 불을 지르려 했으나 실패했다.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 수사가 고가 예술품 절도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경찰 특수팀에 맡겨졌다고 밝혔다.

베퀴오 검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범죄 조직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범행이 특정 수집가의 의뢰를 받은 것이라면 도난품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회수될 가능성이 있다”며 “혹은 단순히 귀금속 가치만 노린 도둑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 세력 개입 가능성은 주요 가설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요즘 어떤 범죄든 마약 밀매와 연관될 수 있다”며 “마약 거래에서 나오는 막대한 자금을 세탁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석을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1911년에도 미술품 절도 사건을 겪었다. 박물관 직원인 남성이 모나리자 그림을 훔쳐 달아났는데 2년 뒤 이탈리아에서 그림을 팔려다가 붙잡히면서 작품은 루브르로 다시 돌아왔다.

올해 초 루브르 경영진은 전시관 노후화와 보안 강화를 위해 프랑스 정부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사건 이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 구 트위터)에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은 프랑스 역사 유산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되찾고 가해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다. 파리 검찰청의 지휘 아래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1월 발표된 루브르 개선 정부 계획에는 보안 강화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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