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마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팔짱 사진’이 일본 내에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보인 ‘친밀한 행동’이 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사이토 렌호 의원은 29일 X(옛 트위터)에 “팔을 어깨에 두르지 않았더라도, 미소를 짓지 않았더라도, 팔짱을 끼지 않았더라도 차분한 대화는 가능했을 것”이라며 “성과보다 신뢰 위에 세워진 정치를 추구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다지마 마이코 의원도 “주최국의 정상이 손님에게 에스코트를 받는 것은 ‘입장의 역전’”이라며 “이 정도의 신체 접촉은 비정상적이다. 총리관저가 이런 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일본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루스소셜에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계단을 내려오는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 속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팔짱을 끼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서 연설할 당시, 다카이치 총리가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들어 화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깨를 끌어안는 장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일본 누리꾼은 “정치인의 본분은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며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데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며 다카이치를 옹호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확실히 과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트럼프는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이기 때문에 일본을 위해서라도 잘 지내는 게 낫다”고 반응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를 거쳐 일본에 입국해 2박 3일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 영상과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 방문 장면,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에 승선한 모습 등을 연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또 ‘USA’ 문구가 새겨진 흰 모자를 쓰고 주먹을 치켜드는 사진 위에는 ‘힘을 통한 평화’라는 문구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