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헬스케어 섹터는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도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점차 확산하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AI 도입은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 진단, 치료, 신약 개발, 환자 경험, 데이터 관리 등 의료 전반의 구조적 혁신을 예고한다. 향후 헬스케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AI는 의료 현장의 핵심 과제였던 정보 수집과 공유 문제를 빠르게 개선하고 있다. 가령, 의료 전문가용 데이터 플랫폼인 오픈에비던스(OpenEvidence)는 몇 가지 질문 입력만으로도 신뢰도 높은 의학 논문과 학술 자료를 분석해 시각화된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의료진의 진단 및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로봇수술 분야에서도 변화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연구진은 AI 기반 자율 수술 로봇이 모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담낭 절제술 8건을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율 수술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또한 이 분야의 선도 기업인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은 로봇 보조 수술 장비뿐 아니라 관련 데이터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AI를 통한 수술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체외진단 전문기업 비오메리유(bioMerieux)는 AI 기술로 항생제 내성 진단, 감염병 검사 등 임상 진단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 GE헬스케어(GE HealthCare) 역시 고해상도 영상 촬영기술에 AI를 접목해 방사선 노출을 줄이면서도 진단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환자 경험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AI는 헬스케어 산업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의료 데이터 분석, 임상시험 관리, 의료 시스템 비용 절감, 심지어 가정용 암 진단 패치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는 빠르게 확장 중이다.
다만 모든 분야에서 기대만큼의 성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AI가 신약 개발 실패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이라는 기대는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현재까지 AI 기반 신약이 임상 마무리 단계에 도달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사실은, 모든 AI 기술 혁신이 곧바로 기업가치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AI 관련 키워드를 내세우는 헬스케어 기업은 많지만, 실제로 이를 전략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AI 기술 자체보다는 해당 기술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현금흐름, 수익성, 경쟁 우위와 함께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자본 비용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재투자를 하고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혁신 기술이라 해도 구조적 문제가 있는 기업이 AI만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결국 헬스케어 투자의 핵심은 ‘과학적 혁신’이 아닌 ‘비즈니스 본질’에 있다. 인터넷과 같은 혁신 기술이 등장할 때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시장 확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따라서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기술이 아닌, 견고한 펀더멘털 위에서 혁신을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일 것이다.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은 AI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성장할 수 있으며, 반대로 AI가 성공한다면 그 성과는 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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