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핵심 8개국, 내년 1분기 추가증산 일시 중단 합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3일, 오후 07:0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석유 수출국 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핵심 산유국들이 내년 초 원유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시장에 공급 과잉이 예상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와 공급 조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라크·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자흐스탄·알제리·오만 등 OPEC+ 8개국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예정대로 다음 달 하루 13만7000배럴을 추가로 증산하고 이후 1월부터 3월까지는 추가 증산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12월 증산 규모는 10~11월과 같다. 대표단들은 “1분기는 통상적으로 수요가 약한 시기”라며 이번 결정은 계절적 둔화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8개국은 OPEC+와 별개로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자발적 감산을 결정했다. 이들은 올해 4월 이후 증산 기조로 선회해 220만 배럴 감산을 올해 9월까지 모두 되돌렸다. 이번 결정으로 8개국은 아직 완전히 복원하지 않은 잔여분이 하루 120만 배럴 정도 남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결정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해 들어 15% 넘게 떨어졌다. OPEC+의 공동 의장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인해 공급 전망이 불투명해졌고 시장은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상품전략 책임자는 “이번 결정은 또 하나의 반전이지만, 1분기 공급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신중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의 호르헤 레온은 “러시아 제재로 공급 예측에 불확실성이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OPEC+는 올해 증산 결정에 대한 업계의 유가 급락 경고에도 불구하고 건전한 시장 펀더멘털과 낮은 재고 수준을 근거로 정당성을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이 220만 배럴의 공급 물량을 1년 앞당겨 복구했음에도 유가가 비교적 안정됐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원유 수요가 둔화되고 미주 지역의 공급이 급증하면서 세계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기울고 있다. 트라피구라 등 주요 트레이딩 기업은 “과잉 공급이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하며 세계 유조선 선단에 쌓이는 원유 재고를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분기 세계 원유 공급이 하루 300만 배럴 이상 수요를 초과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사상 최대 수준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역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2개국으로 구성된 OPEC+ 전체 회의는 오는 11월 30일 열리며, 2026년 생산 수준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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