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대학의 종말?…브라운대 합격에도 팔란티어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3일, 오전 10:0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방산 기업 팔란티어가 대학 무용론을 주장하며 고졸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정규직을 선발한다. 대졸 신입 채용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명문대의 합격 통지를 받고도 팔란티어를 선택하는 학생이 나오는 등 ‘대학 무용론’이 떠오르는 모양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 (사진=AFP)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최근 대학 입학 기준이 잘못됐으며, 대학은 더 이상 실력주의와 탁월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고등학생을 상대로 정규직 전환형 인턴 ‘팔란티어 펠로우’를 선발했다.

500여명의 고등학생이 몰린 팔란티어 펠로우 프로그램에는 브라운 대학교의 입학 허가를 받은 마테오 자니니도 있었다. 그는 국방부에서 전액 장학금도 받았지만 팔란티어 인턴십을 선택했다.

자니니는 “친구들과 선생님, 진로 상담사 모두 만장일치로 (대학 대신) 팔란티어를 선택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브라운대가 아닌 팔란티어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님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이듬해 대학에 지원할 것으로 생각히시지만 정규직 제의를 받으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부연했다.

총 4개월간 진행되는 팔란티어 펠로우십은 20여명의 강사로 구성된 세미나로 시작했다. 주제는 서부 개척시대, 미국 역사와 고유의 문화, 미국 내 사회 운동, 에이브라함 링컨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전 총리 등 지도자들의 사례 연구였다. 팔란티어가 세미나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질문은 ‘서구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헤쳐나가야 하는가’였다.

이후 학생들은 병원과 보험, 방위산업체, 정부기관 등 팔란티어의 고객들을 위한 실무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팔란티어 직원들은 프로그램 시작 후 한 달께가 지나자 누가 일을 잘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팔란티어는 대학 무용론을 주장하며 고교 졸업자들을 적극 채용해왔다. 대졸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지만 대학 및 학력에 관계 없이 채용 기회를 제공한다.

하버드대 출신인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엘리트 대학 졸업장이 실제로 업무 역량과 혁신, 창의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요즘 대학생을 채용하는 것은 진부한 말만 하는 사람을 채용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AI의 발달로 경력이 없는 대졸 신입 채용은 나날이 축소되고 있다. 센게이지그룹이 지난 6~7월 미국의 정규직 채용 관리자 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고용주의 76%는 지난해에 비해 신입 채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채용을 축소한 이유는 노동시장 경색과 AI의 부상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