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만난 중·일 통상 수장 회담도 냉랭…“수출통제 풀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3일, 오전 10:32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일 정상회담 전후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양국이 이어진 경제무역 관련 협상에서도 민감한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측은 일본에 중국 기업의 수출 통제 목록, 즉 블랙리스트 제거를 요청했고 일본측은 중국의 수출 통제와 수산물 수입 재개 등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원타오(오른쪽) 중국 상무부장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이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중국 상무부)


3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을 만나 중·일 경제무역 관계 회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만나 회담하게 됐다. 이튿날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주요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으로 보인다.

왕 부장은 “현재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국제 경제무역 질서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양측은 수출통제 대화 등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 산업·공급망 안정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본이 가능한 한 빨리 수출 통제 최종 사용자 목록(End User List)에서 관련 중국 법인을 제거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최종 사용자 목록이란 일본 경제산업성이 군사용으로 활용 가능한 물자나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것인데 여기에 포함된 중국 기업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왕 부장은 “양측이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제를 공동으로 수호하고 지역 경제 협력 과정을 촉진하며 세계 경제에 더 많은 안정을 불어넣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본도 중국측에 요구 사항을 적극 제시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아카자와 장관은 중국 내 일본인 안전과 민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하고 일본 수산물의 나머지 10개 현에 대한 수입 제한을 조기에 철폐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아카자와 장관은 또한 희토류를 포함한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적절한 조치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강경파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한 이후 중국과 일본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일 정상회담도 다른 국가간 정상회담과 달리 30분만에 끝나기도 했다. 이때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역사와 대만 문제 원칙을 지키라고 요청하고, 다카이치 총리는 홍콩 인권과 영유권 분쟁 중인 동중국해 문제를 언급하는 등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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