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0개월만에 6세대 전투기 '개량형' 공개…"美에 우위 과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3일, 오전 11:4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차세대 6세대 전투기 개발 속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다. 시제기가 공개된 지 불과 10개월 만에 개량형 전투기를 ‘슬며시’ 선보이며, 미국과의 공중전 경쟁에서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6세대 전투기 ‘J-36’로 추정되는 시제기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포됐다. (사진=SCMP)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최근 청두항공기공업그룹이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의 시험비행 장면이 잇따라 공개됐다. 꼬리날개가 없는 무미익(tailless) 설계와 3기의 엔진을 탑재한 이 전투기는 비공식적으로는 ‘젠-36’(J-36)으로 불린다.

이번에 공개된 시제기는 첫 모델보다 한 단계 진화한 두 번째 모델로 추정된다. 엔진 배기구가 눈에 띄는 변화했기 때문이다. 기존 시제기의 움푹 들어간 형태에서 미국 F-22 랩터와 유사한 각진 2차원 추력편향(thrust vectoring) 노즐로 교체됐다.

항공 전문 매체 ‘더 워존’은 이러한 설계가 고고도 비행 중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기동성을 최대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매체는 “무미익 설계는 본질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추력편향 기술이 성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공기 흡입구 형태 역시 기존 V자형에서 스텔스 성능을 강화한 ‘디버터리스 초음속 인렛’(DSI) 방식으로 변경됐다. 기체 위쪽에 1개, 아래쪽에 2개의 공개 흡입구를 갖춘 삼중 엔진구조다. 착륙장치도 일렬 배치에서 나란히 배치하는 구조로 바뀌어 실전형 설계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워존은 이러한 변화에 기반해 “청두의 6세대기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생산 단계 진입을 염두에 둔 반복적 설계 보완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5세대는 스텔스 전투기로, 현재 미국 이외에 러시아와 중국만 개발·제조에 성공했다. J-36의 전투 반경은 5세대 전투기보다 2∼3배 넓은 최대 3000㎞에 달하며, 첨단 공대공 미사일도 기존 미 전투기의 약 두 배 수준인 12발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항공공업이 개발 중인 또 다른 6세대 전투기 ‘J-50’에서도 변화가 관측됐다. 지난 9월 포착된 시제기에서 적외선 데이터 부품이 제거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역시 두 번째 시제기 단계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J-50은 J-36과 비슷하거나 한 단계 위의 6세대 전투기로 평가된다.

J-36·J-50 두 기종 모두 지난해 12월 첫 비행 장면이 공개됐다. 이후 10개월 만에 개량형 전투기가 포착된 것이어서 중국이 미국과의 공중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개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미국이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F-47’보다 훨씬 빨리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 워치는 중국이 과거 스텔스기 ‘J-20’을 첫 시범비행 후 6년 만에 실전 배치한 전례를 들며, 이번 6세대 전투기도 2031년경 실전 배치가 가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30년대 중반으로 예상되는 미 공군 일정보다 수년 빠르다는 평가다.

미국은 2014년부터 6세대 전투기 개발을 추진해왔으나 과도한 비용 문제 등으로 지난해 7월 사업 중단 및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올해 3월 보잉이 주 개발사로 선정됐고 9월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미국은 F-47 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생산 역시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종료되는 2029년 초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올빈 미 공군참모총장은 첫 시험비행 목표 시점을 2028년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드론 개발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 ‘로열 윙맨’(Loyal Wingman)으로 불리는 무인 지원 전투 드론을 공식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9월 베이징 열병식에서 다양한 신형 드론을 선보였다. 군사 전문지 모던 십스는 이들 중 두 모델이 유인 전투기와 협동 작전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무인기라고 분석했다.

미국도 이에 대응해 공군의 ‘협동 전투기 프로그램’(CCA)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 드론 업체 안드릴이 개발한 ‘퓨리’(항공기식명 YFQ-44A) 드론이 첫 비행을 완료했다. 지난 8월엔 제너럴 아토믹스의 경쟁 기종 ‘YFQ-42A’도 시험비행을 마쳤다.

SCMP는 “중국과 미국 모두 차세대 공중 전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면서 “미래 공중전의 판도가 2030년대 초반부터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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