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CZ 사면 후 이해충돌 논란 확산…트럼프 "누군지 몰라"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4일, 오전 10:56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사면한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이 바이낸스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는 의혹과 함께 이번 사면을 놓고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방송 ‘식스티미닛츠(60 Minutes)’ 인터뷰에서 ‘왜 자오를 사면했느냐’는 질문에 “그가 누군지 모른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건 바이든 행정부의 마녀사냥이었다”며 “솔직히 (사면이) 보기 나쁠 수 있지만,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나는 그 사람을 전혀 모른다. 만난 적도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만났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가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지원해 왔다는 의혹에 대해선 “나는 전혀 모른다. 너무 바빴다”며 “아들들이 가상자산에 관심이 있을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바이낸스가 월드리버티의 사업을 적극 지원해 왔다는 의혹 불거지면서 자오의 사면을 놓고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월드리버티는 스테이블코인 USD1과 WLFI 코인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70억 달러가 넘는 트럼프 일가 재산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아랍에미리트 국영 펀드인 MGX가 월드리버티의 USD1을 사용해 바이낸스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하면서 월드리버티 사업이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MGX가 수많은 스테이블 코인 중 USD1을 선택함으로써 월드리버티가 수천만 달러의 이자 수익을 얻게 됐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해당 스테이블코인 기본 코드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돼 양측의 긴밀한 관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사면에 대한 이해충돌 논란과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미 언론에 “대통령과 그 가족은 이해충돌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Z(Changpeng Zhao)로 더 잘 알려진 자오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업자로 2023년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은행비밀법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바이낸스는 40억달러가 넘는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당시 재무장관이던 재닛 옐런은 “바이낸스는 이윤을 위해 법적 의무를 외면했고, 그 결과 테러리스트·사이버 범죄자·아동 성착취자들에게 자금이 흘러들어갔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으로 자오는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바이낸스 최대 주주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614억달러에 이르는데, 바이낸스 지분 가치가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오는 사면 결정 직후 소셜미디어(SNS) X(엑스·옛 트위터)에 “대통령의 조치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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