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 AI 반도체 육성 위해 '전기요금 50% 감면'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04일, 오후 01:2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형 기술 기업이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 50%까지 감면해주고 나섰다. 엔비디아 중국 수출용 AI 칩 H20 대비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가 떨어지는 자국 AI 반도체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7월 2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세계박람회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화웨이 부스에 전시된 ‘아틀라스(Atlas) 900 AI 클러스터’ 앞을 한 참관객이 지나가고 있다(사진=AFP)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간쑤, 구이저우, 네이멍구 등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지방정부들이 자국산 반도체를 사용하는 기업에 한해 전기요금을 최대 50%까지 깎아주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조치는 미국과의 AI 패권 경쟁 속 자국 기술 기업의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인 AI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보조금은 화웨이, 캄브리콘 등 자국산 반도체의 에너지 효율이 엔비디아 제품보다 낮아 전력 사용량이 늘었다는 업계의 불만이 제기된 뒤 도입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현재 동일한 AI 연산을 실행할 때 중국산 반도체는 엔비디아 H20 대비 30~50% 더 많은 전력을 써야 한다. 화웨이는 대표 제품인 어센드 910C 칩의 개별 연산 성능이 낮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수의 칩을 묶어 대형 클러스터를 구성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운영 전력 사용량은 오히려 더 커졌다.

중국 기술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이 낮은 자국 반도체 사용으로 전력비 부담이 늘었지만, 중국의 중앙집중식 전력망 구조 덕분에 여전히 미국 기술 기업들 보다 더 저렴하게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

간쑤·구이저우·네이멍구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내륙 지방은 이미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전력 보조금과 현금 인센티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일부 인센티브는 데이터센터의 1년 운영비를 충당할 정도로 크다”고 전했다. 이들 지역의 산업용 전기 단가는 상하이, 장쑤성 등 동부 해안 지역보다도 약 30% 저렴하다. 새로운 보조금을 통해 kWh당 약 0.4위안(5.6센트)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

이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한 미국 평균 산업용 전기요금인 kWh당 9.1센트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전력망이 지역별로 분절돼 있어 전기요금 편차가 크다. 메타나 일론 머스크의 xAI 같은 기업들은 전력비 절감을 위해 데이터센터 인근에 자체 발전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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