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즈푸AI는 지난 9월 말 코딩에 특화된 오픈소스 모델 ‘GLM-4.6’을 출시했다. 이후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 등 글로벌 대표 AI 코딩 툴에 통합되며, 이용자를 빠르게 늘렸다.
‘킬로 코드’(Kilo Code) 등 AI 코딩 플랫폼에서는 12일 만에 토큰 사용량이 94배 급증하는 등 역대 가장 빠른 속도의 확산세를 기록했다. 저렴하면서도 미국 경쟁사 모델과 비교해 ‘충분히 쓸만한’ 성능이 GLM-4.6의 강점으로 꼽혔다.
회사의 글로벌사업 총괄 책임자인 리쯔쉬안은 “해외 시장 성장세가 중국 내보다 더 가파르다”며 “해외를 중심으로 1만명에 그쳤던 월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사용자(유료 고객)를 약 10만명 확보했고, 무료 챗봇 이용자도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즈푸AI는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장펑의 연구 사업으로 출발해 2019년 별도 스타트업으로 독립했다. 이후 알리바바그룹을 비롯한 빅테크와 항저우·베이징 시정부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5월엔 항저우 도시 전력 프로젝트와 관련해 6128만위안(약 12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정부 사업에도 참여했다. 그 결과 현재 기업가치 400억위안(약 8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즈푸AI는 올해 1분기 중국 정부를 고객으로 하는 공공분야 빅4 AI 서비스 제공업체 경쟁에서 알리바바·바이트댄스 등 대기업에 밀려난 뒤, 글로벌 API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현재는 내년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 책임자는 “API 사업은 더욱 유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고 투자 수익률도 더 높다. AI 모델을 소수의 핵심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많은 프로젝트 팀을 꾸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로 운영하기도 더 쉽다”고 말했다.
즈푸AI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급성장하고 있는 AI 코딩 시장이다. 미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는 AI 코딩 시장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AI 분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십억달러 규모의 기업을 배출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들은 코딩 도구를 포함한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월간 구독료를 지불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중국 시장에선 경쟁력 있는 AI 모델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아울러 중국 내 대기업은 주로 맞춤형 로컬 배포와 가격 경쟁력을 중시하는데, 올해 초 딥시크 등 신생 업체 출현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가격은 더욱 낮아졌다.
반면 전 세계의 개인 개발자들은 기능과 사용자 경험에 따라 모델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현재 일반적인 AI 모델은 미국이 중국보다 4~6개월, 핵심 연구는 1년 가량 앞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 책임자는 “개인 개발자들에겐 AI 모델이 최고일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쓸만해야 한다”며 “이를 충족하면 사람들은 기꺼이 유료 전환에 나선다”고 말했다.
한편 즈푸AI는 미국에서는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 문제로 제재 목록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또 오픈AI는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즈푸AI를 경쟁사로 지목하기도 했다.
리 책임자는 “제3국 고객 데이터는 현지에 저장하고, API 사용자의 경우 싱가포르 내 보존되는 데이터가 전혀 없기 때문에 고객들 대부분이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