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내각부는 올해 3분기 물가변동 영향을 제외한 실질 GDP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4% 감소, 연율 환산으로 1.8% 감소했다로 밝혔다. 이로써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플러스 행진을 하던 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
수출은 1.2% 감소하며 두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의 잇단 관세 정책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수입은 0.1% 감소해 세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원유·천연가스, 항공 여객 관련 지출 등이 감소분에 기여했다.
민간 주택투자는 9.4% 감소하며 세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월부터 주택 에너지효율 기준이 강화되면서 3월에 발생한 ‘사전 수요’의 반작용이 나타난 것이다. GDP는 공사 진행률에 따라 계상되기 때문에 7~9월에 마이너스 효과가 반영됐다.
GDP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질임금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가운데 가계가 여전히 재량지출을 줄이고 있는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기록적 폭염의 영향으로 알코올을 포함한 음료 소비가 늘었고, 외식 등 식음료 서비스도 증가했다. 반면 의류 판매가 부진했고, 자동차 판매 역시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업 심리가 비교적 견조했던 데 힘입어 1.0% 증가했다. 인력난을 배경으로 절감·효율화 목적의 투자가 이어지며 소프트웨어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일본은행(BOJ) BOJ 단칸 조사에서도 대기업들이 올해 설비 투자 확대 계획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가 6분기 만에 뒷걸음질치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규모 경기 부양 패키지 추진은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 부양책 규모가 지난해 13조9000억엔을 약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시장은 이번 GDP 통계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다카이치 총리의 견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시하고 있다. 총리는 강한 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BOJ의 속도 조절된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이미 밝힌 바 있다. BOJ는 다음 달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12월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일본의 핵심 물가상승률은 3년 반 넘게 BOJ 목표 2%를 웃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