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황 CEO는 이 수치에 2025년 매출, 현재 판매 중인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내년에 출시될 루빈 GPU, 네트워킹 장비 등 관련 부품 매출을 모두 포함했다고 CNBC는 짚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황 CEO의 발언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뒤 이 내용이 월가가 기존에 예상한 것보다 2026년 매출이 상당히 높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봤다.
크리스 카소 울프 리서치 분석가는 이달 보고서에서 “이는 엔비디아가 현재 예상치 보다 높은 깜짝 실적을 예고하는 것”이라면서 2026년 데이터센터 매출이 기존 예상치보다 600억달러(약 87조원) 이상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0월 말 이후 8%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AI 열풍이 얼마나 지속될지,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거대 클라우드 기업들과 AI 스타트업들이 인프라에 과도하게 지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논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에 대한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549억달러(약 80조원), 주당순이익(EPS)은 1.25달러 수준이다.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56%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오는 1월 분기 가이던스는 614억달러(약 89조원)를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성장세가 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LSEG는 현재 엔비디아의 2026년 매출을 2867억달러(약 419조원)로 예상하고 있다.
황 CEO는 워싱턴 행사에서 회사가 그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거의 모든 글로벌 대형 기술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곧 엔비디아 칩에 대한 지출 증가를 의미한다. 릭 셰이퍼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 증가를 두고 “AI에 대한 식욕은 끝이 없다”고 평가하며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엔비디아는 분기 동안 인수·투자 활동에서도 매우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가장 큰 거래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최대 100억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수년 동안 400만~500만 개의 GPU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전 경쟁사였던 인텔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는 것도 합의했으며, 이 거래는 인텔 칩이 엔비디아 GPU와 더 잘 연동되도록 협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엔비디아는 10월 말 핀란드 기업 노키아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지분 투자를 하며 노키아의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에 엔비디아 GPU를 통합하는 협력에도 나섰다.
아티프 말릭 씨티 분석가는 오픈AI와의 투자·공급 거래가 이번 실적에서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인프라 지출에 빚과 순환적 자금 구조가 얽혀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AI 칩 공급은 수요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 모든 전망은 중국 매출이 없다는 전제 아래 나왔다.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H20 칩은 올해 초 사실상 수출이 제한됐다. 이후 황 CEO는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판매액의 15%를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조건으로 H20 수출 허가를 다시 받았지만 엔비디아는 중국 매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셰이퍼 분석가는 중국이 엔비디아에 연간 500억달러(약 73조원) 이상의 잠재 매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