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영국 런던이 관광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영국 BBC는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이 의회 통과 절차를 밟고 있는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을 통해 각 도시에 관광세 부과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시는 관광세 부과 권한을 중앙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이양하라고 주장해왔다. BBC에 따르면 중앙 정부가 지방정부의 관광세 부과를 금지하는 곳은 잉글랜드뿐이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는 이미 숙박세 제도를 도입했다. 스코틀랜드는 일일 숙박 요금의 일정 퍼센트를 징수하고, 웨일스는 내년부터 1박당 1.3파운드(약 2500원)를 징수할 예정이다.

런던에서 관광세를 부과하면 연간 최대 2억4000만파운드(약 4621억원)의 세수가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런던 숙박객 수는 8900만명에 달했다. 구체적인 세금 부과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하루 1파운드를 징수하는 정액제 또는 숙박비의 5%를 부과하는 정률제가 거론된다.

런던시는 인기 있는 유명 관광지의 경우 관광세를 도입하더라도 관광객이 크게 줄어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리, 밀라노, 로마, 베를린, 뮌헨, 토론토, 뉴욕, 도쿄 등 G7 주요 도시 대부분이 숙박세·도시세 형태의 관광세를 걷고 있다.

런던시 측은 “다른 국제적 도시와 유사하게 적당한 관광세는 도시 경제를 활성화하고 런던을 세계적인 관광·비즈니스 목적지로서의 명성을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 업계는 영국의 세금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런던에 관광세를 도입하면 관광객이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케이트 니콜스 영국호텔협회 회장은 “런던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는 근면한 영국 가족에게 부과되는 관광세 때문에 방문객들이 런던에 오는 것을 꺼릴 것”이라며 “런던 방문을 금지한다면, 런던 경제의 일자리, 성장, 그리고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