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억’ 당첨됐다가…아내에 숨기고 호화 생활한 60대 男 최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4일, 오후 07:37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은퇴한 일본의 한 60대 남성이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뒤 아내에 비밀로 하고 호화로운 삶을 살다 후회한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66세 남성 A씨는 대형 제조회사에서 은퇴한 뒤 아내와 함께 월 30만 엔(약 282만 원)의 연금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두 자녀의 대학 진학과 유학 비용 등을 제외하고 2700만 엔(2억 5400만 원)을 저축한 상태였는데, 낮에 지역 커피숍에서 신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아침 식사 후 300엔(약 2800원)짜리 복권을 여러 장 구입했다고 한다.

그런데 6억 엔이라는 거액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숫자가 너무 많아서 조금 두렵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당첨 액수에 놀랐지만 이내 이 사실을 아내에게 숨기기로 했다.

평소 A씨는 아내의 허락 없인 맥주를 사 마실 수 없을 만큼 재정적으로 강하게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아내는 결혼 후 그가 맥주를 마시는 것을 금지했고, 오래되고 값싼 차만 살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에 A씨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자신을 위한 보상으로 ‘비밀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내에게는 당첨금이 500만 엔 (약 4692만 원)밖에 되지 않아 집수리에 쓰겠다고 말한 뒤 남몰래 고급 차를 사고 고급 온천 리조트에 묵는 등 일본 전역을 여행하며 6개월 만에 1800만 엔(약 1억 7000만 원)을 썼다.

또 의심을 피하고자 A씨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주차장으로 향한 뒤 새 차로 갈아타는 등 철저히 비밀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곧 그에게는 외로움과 죄책감이 엄습했다.

여행하는 동안 아이들과 함꼐 있는 다른 부부들을 보며 자신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이혼과 파산으로 홀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이 복권 당첨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노력 없이 얻은 부(富)가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내 인생을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재무 설계사와 상담한 끝에 당첨금 중 약 5억 엔(약 47억 원)을 생명보험 보험료로 넣고 A씨가 사망시 아내와 자녀들에게 지급되도록 했다.

그는 그 돈이 자신이 죽은 후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A씨의 사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화제가 됐는데, 네티즌들은 “갑작스러운 부는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고 오히려 가치 충돌과 정체성 위기를 가져다준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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