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펜타곤 시티의 한 상점 창문에 전시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광고를 지나가는 쇼핑객. (사진=로이터)
하지만 소비심리는 예년 같지 않다. NRF는 11~12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친 소매 업체들의 전체 매출 성장률이 3.7~4.2%로, 지난해 4.8%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인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매출 성장세 둔화가 점쳐지는 건 고물가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데 신중해지고 있어서다.
뉴욕에서 중고상품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케이트 새너(33세)는 “쇼핑몰 물가가 지난해보다 훨씬 높다”며 “작년엔 선물 구매에 500달러를 썼지만 올해는 300달러로 줄이고 정해진 품목만 고르겠다”고 말했다.
아이다호주에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리즈 스위니(52)도 “내년 건강보험료가 천문학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점을 알고 올해는 예산을 750달러로, 지난해 2000달러에서 대폭 삭감했고, 전자제품 등 고가 품목은 아예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신중해졌다고 해서 지갑이 빈 것은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1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 소득계층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여전히 많은 예금 잔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축을 소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매튜스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소비자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됐지만, 가계 재무 상태는 건실하다”고 평가했다.
유통업계는 앞다퉈 조기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월마트는 14일부터 내달 1일까지 단계별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에 돌입했으며, 아마존과 메이시스도 블랙프라이데이 전용 페이지를 열었다.
그러나 할인 폭은 예전만 못하다. 유통업체들은 예년에는 토스터와 전기 프라이팬 등 소형 주방 가전제품을 5달러라는 초저가에 내놨으나 올해는 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할인 가격에 쿠폰, 할인 환급액 등 할인 혜택 대부분이 사라진 탓이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 컨슈머 콜렉티브를 운영하는 제시카 라미레즈는 “일반적으로 11월 2주간 할인 행사가 있지만, 올해는 거의 없고 정가 제품이 훨씬 더 많다”며 “그마저도 짧게 끝나는 단발성 프로모션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가격 추적 플랫폼 컨수머 월드의 에드가 드워스키 창립자는 “올해 구매 적기를 판단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동일한 할인 이 제공되지 않을 수 있으며 인기 상품은 조기 품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