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사상자 낸 美·이 주도 가자인도주의재단 운영 종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5일, 오후 02:1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가자지구에서 구호 활동을 해온 미국·이스라엘 주도의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출범 6개월만에 운영을 종료했다. GHF 출범 이후 수천명의 가자 주민들이 구호 식량을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사망했다.

지난달 가자지구 GHF에서 식량 배급을 받은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근처를 지나고 있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아크리 GHF 대표는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더 나은 지원을 하겠다는 사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으므로 운영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GHF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 휴전 협정까지 총 1억8700만끼에 해당하는 300만 상자의 구호 식량을 가자지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감자 5600톤(t), 양파 1300t를 공급하고, 영양실조 아동을 위해 보충영양식(RUSF) 110만 팩을 지원했다.

GHF는 가자지구 활동을 종료하고 구호 업무를 미국이 이스라엘에 설립한 민간군조정센터(CMCC)로 이관할 예정이다.

GHF는 유엔 등 다른 국제 기구의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로 흘러간 반면 GHF의 구호품은 차량 한 대도 약탈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GHF는 “식량 지원이 하마스 등 다른 조직으로 전용되지 않고 온전히 팔레스타인 가족들에게 전달되도록 한 기록적인 인도주의적 작전”이라고 자평했다.

GHF는 지난 3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뒤 국제단체의 구호품 배급을 막으면서 가자지구 식량난이 심화하자 미국과 이스라엘 주도로 설립된 단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빼돌린다며 GHF을 통해서만 구호품을 제한적으로 배급했다.

하지만 GHF는 구호품 전달 경험이 없는 신생 단체인데다 구호품 배급소도 4곳에 불과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받기 위해 몰려든 주민에 총격을 가하면서 GHF 배급소 주변에서만 수천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군중 통제 차원이나 자국 병력이 위험할 때만 경고 사격을 했다는 주장이다.

인권단체 뉴휴머니타리안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가자지구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다 사망한 사람은 2957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2300명이 GHF가 활동을 시작한 지난 5월 말 이후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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