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알버트슨스 슈퍼마켓에서 24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장보러 온 고객들이 식료품을 둘러보는 가운데 판매용 칠면조들이 진열돼 있다.(사진=로이터)
에릭 쿠퍼 푸드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칠면조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익숙하지만 계약을 맺은 상태에서 트럭 한 대 분량의 칠면조 공급이 가격 문제로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모금액은 그대로인데, 받을 수 있는 칠면조 수는 줄었다”고 토로했다.
칠면조 부족 사태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세인트메리 푸드뱅크는 최근 목표치보다 7000마리가 모자랐지만, 기부금과 모금 활동으로 부족분이 1800마리까지 줄였다.
제리 브라운 세인트메리 푸드뱅크 홍보담당자는 “예전에는 5~10마리씩 기부하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칠면조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파운드당 88센트에 구입하던 칠면조가 이제는 2달러까지 올라 추가로 칠면조를 구매하기 더 부담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의 배경에는 미국 내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칠면조 소비 감소, 업계 구조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육가공업체 퍼듀팜스는 지난 9월 인디애나 공장에서 300명을 감원했고, 카길은 지난 1월 아칸소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미 농무부(USDA)는 올해 칠면조 생산량이 1980년대 이후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린 것은 아니다. 최대 칠면조 공급업체인 버터볼은은 조류 인플루엔자 피해가 없어 공급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고, 월마트는 버터볼 물량을 기반으로 2019년 이후 최저가 정책을 내놨다. 버터볼은 니 최대 식량 지원단체 피딩 아메리카에 칠면조 1만마리를 기부할 예정이다.
미 농업국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 전체 식사 비용은 지난해보다 5% 하락했지만, 단백질 제품 가격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올해 8인 식탁 기준 추수감사절 식사 비용이 0.6%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푸드뱅크들은 칠면조 수요는 늘고 재고는 줄었다며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쿠퍼 CEO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이 끝나 저소득층 식비 지원프로그램(SNAP) 혜택이 정상화됐지만, 공급 부족 상황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