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행 노선 내년 3월까지 감편하라"…日 팔 비틀기 나선 中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5일, 오후 05:2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들에 내년 3월까지 일본행 항공편을 감축하도록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AFP)
블룸버그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지난주 항공사에 “당분간 일본행 항공편 운항을 감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3월 말은 전 세계 항공업계가 겨울과 여름 스케줄이 전환되는 시점으로, 향후 외교 관계 변화에 따라 정책이 바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한 데 대한 보복성 대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의회에서 “중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무력행사를 감행한다면 이를 존립 위기사태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힌 뒤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일본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 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발동해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과 언론은 연일 다카이치 총리 때리기에 나서는 가 하면, 외교부와 교육부는 일본 유학,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감편 대상 노선과 규모를 자율적으로 조정하라는 재량권을 부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민항총국(CAAC)은 별도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 수요는 이미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항공편 감축은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이 가장 활발한 내년 중국 춘제(설날) 연휴 기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여 일본 관광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여행 전문 리서치업체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에 따르면 일본행 항공권 예약 취소는 내년 4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4월은 일본의 벚꽃 관광 성수기다.

수브라마니아 바트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연말 일시적 충격으로 시작된 사태가 이제 내년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인 여행객들은 더 이상 이번 상황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내달 예정된 중국 출발 일본행 항공편 수는 10월 대비 20% 이상 감소했으며 연말까지 절반 이상 노선이 취소될 것으로 차이나 트레이딩 데스크는 전망했다. 특히 상하이, 광저우, 난징 등 주요 도시에서 출발하는 나고야, 후쿠오카, 삿포로행 인기 노선은 최소 12개가 이미 중단됐으며 추가 운항 중단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에어차이나가 이달 말부터 상하이와 오사카 왕복 노선을, 12월부터는 도쿄와 충칭 왕복 노선을 내년 3월28일까지 감편 운항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