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아시아는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내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등을 통해 경제무역 협상은 물론 안보 분야에서도 새로운 ‘대타협’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인근 김해공군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재 계속되고 있는 미·중 경제무역 협상에 실익을 가져다주는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일본과의 동맹을 지속 공고히 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도 함께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양국 정상의 전화 통화 소식을 알렸다.
양국 정상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회담한 후 약 3주 만에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통화는 시 주석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일본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제사회 지지를 독려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관련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이번 통화를 통해 내년 상호 방문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4월 베이징 방문을 초청해 수락했다”면서 “시 주석은 내년 중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손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은 그간 정상회담과 경제무역 협상을 통해 펜타닐 관세 인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등의 합의를 도출했지만 아직 고율의 관세와 수출 통제, 기업 제재 등 현안이 산적했다.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게 되면 그간 계속됐던 협상이 타결을 맺을지 관심 쏠린다.
실제 이날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인 H200의 중국 판매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중 통상 갈등 해소 기대감을 높였다.
중국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대만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한 것이 성과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설명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대만 문제가 중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논의가 빠진 대신 시 주석이 (내년) 4월 베이징에서 직접 대만 문제를 제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통해)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대만을 고립시키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내년 셔틀 외교에서 중국의 현안인 대만 문제 등을 두고 폭넓은 합의가 이뤄지면 관련 안보와 경제무역 협상도 속도를 낼거란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일본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한편 트럼프 대통령인 시 주석과 통화한 당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나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 요청으로 전화 통화해 일·미 동맹 강화와 인도·태평양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중 통화 등 최근 미·중 관계 상황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과 외교 마찰을 겪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돈독한 양국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전화 통화를 통해 “일·미간 긴밀한 연계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