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中방문 트럼프…엔비디아 AI칩 수출 허가할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5일, 오후 06:50

[이데일리 김상윤 뉴욕 특파원,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년 만의 ‘셔틀 외교’를 예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허용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국에 수출토록 허용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는 잠재적 결정 과정에서 다양하고 조언자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22일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GPU ‘H200’의 대중 수출과 관련해 초기 협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초기 단계 논의인 만큼 내부 검토에 그치거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러트닉 장관의 이날 인터뷰는 해당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해준 것이다. H200은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낮지만, 대중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모델 H20보다는 약 2배 성능이 뛰어나다.

러트닉 장관은 “그런 종류의 결정(엔비디아 칩의 대중 수출)은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사안이다. 우리가 그것을 진행할지 말지는 그가 결정할 것”이라며 최종 승인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가장 잘 이해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언을 얻고 있다는 참모들의 발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블랙웰이 더 이상 최첨단 칩이 아니게 되는 시점에는 대중 수출도 상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사자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판매에 강한 의지를 보이며 미 정부와 의회에 규제 완화를 지속 요청해 왔다. 황 CEO는 중국이 미국에 의존하도록 만들어야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블랙웰 칩 수출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실제 회담에서는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블랙웰의 대중 수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블랙웰보다 성능이 낮은 H200 수출 허가는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H20 수출 허가를 조건으로 엔비디아로부터 중국 내 판매 수익의 15%를 받기로 합의해 설득력을 높여주고 있다.

문제는 미국 내 반대여론이다. 강경파들은 엔비디아 칩의 대중 수출 허용 시 군사적으로 전용돼 미 국가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한다. 일부 의원들은 수출을 제한하는 입법도 추진 중이다.

러트닉 장관도 “경제 확장과 국가안보 사이의 긴장이 존재하는 (민감함) 사안”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중국에 칩을 판매해 미국 기술 생태계를 계속 사용하게 할지, 아니면 최고급 칩 판매를 보류하고 미국이 독자적으로 AI 경쟁을 펼칠지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황 CEO는 중국에 판매하려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또 판매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인사들도 상당수 존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고, 수 많은 전문가들이 그에게 조언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트럼프 대통령이 곧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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