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9월 소매판매 0.2%↑…저소득층 부담 커지며 소비 모멘텀 둔화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6일, 오전 12:0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며 소비 회복 흐름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서 9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8월(0.6%)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증가에 머물렀다.

13개 업종 중 8개에서 매출이 늘었으며, 주유소와 개인관리용품점, 기타 소매점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자동차 판매는 4개월 만에 감소했고, 전자제품·의류·스포츠용품 판매도 줄었다.

전반적으로 3분기 소비는 견조했으나, 분기 말로 갈수록 소비자들이 지출을 다소 조절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시장 상승을 통해 자산 효과를 누리는 고소득층이 소비를 떠받치는 가운데, 저소득층은 물가 상승과 고용시장 둔화로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악화돼 있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최근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는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위원들 간 금리 인하 필요성을 둘러싼 견해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절반 이상으로 보고 있다.

팀 퀸런 웰스파고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다소 약한 수치지만 연말 소비 전망을 크게 바꿀 정도는 아니다”라며 “다만 4분기 소비가 다소 부드럽게 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기업들도 소비 양극화를 반영하고 있다. 월마트와 TJX(TJ맥스·마샬스 운영)는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밝혔고, 홈디포는 고가 가정용품 구매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타깃도 의류와 생활용품 부문이 약세를 보였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서는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도 확인된다. 콜스(Kohl’s), 아베크롬비&피치(A&F), 베스트바이 등은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새 아이폰 등 혁신 제품과 선호 브랜드에 대한 지출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정보업체 트랜스유니온은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올해 연말 지출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이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관세 부담으로 기업들이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폭을 줄이면서 단순히 가격 상승을 반영한 것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식 지출은 9월 0.7% 증가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해당 항목은 소매판매에서 집계되는 유일한 서비스 부문이다. GDP 계산에 반영되는 ‘컨트롤 그룹’ 판매는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9월 소매판매는 당초 10월 16일 발표 예정이었으나 셧다운으로 지연됐다. 상무부는 다음 발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개된 또 다른 지표에서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0.3% 올랐다. 이날 오전에는 콘퍼런스보드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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