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알리바바·비야디·바이두, 중국軍 지원"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06:58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 국방부가 중국 대형 기술기업 알리바바·비야디(BYD)·바이두가 중국군과 연계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스티븐 파인버그 미 국방부 차관이 지난달 7일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에 알리바바·비야디·바이두·이옵토링크·이노라이트·화흥반도체·로보센스·우시앱텍 8개 중국 기업이 미 국방부의 1260H 목록에 포함될 만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알리바바와 비야디 등이 실제로 1260H 목록에 등재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미 국방부가 이 같은 결론을 낸 시점은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합의를 이룬 정상회담 이전이다.

1260H 목록은 사실상 블랙리스트다. 미 국방부가 국방수권법에 따라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며 중국 인민해방군 또는 중국 공산당의 군 현대화에 기여한다고 판단하는 기업을 지정한다.

1260H 목록에 포함되더라도 바로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미 방위 계약에는 제한을 받고 평판이 훼손되는 등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다. 2021년 처음 발표한 1260H 목록에는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와 항공·건설·해운·통신 기업 등 130개 중국 기업이 포함됐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국가 안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의해 다양한 구실로 차별적 목록을 작성한다”며 “중국은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관행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즉시 바로잡을 것을 촉구하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단호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 등 기술 기업들이 1260H 목록에 포함되면 인공지능(AI) 분야 경쟁에 제약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라이트와 이옵토링크는 AI 칩 연결에 필수적인 광 트랜시버 분야 선도 기업으로, 엔비디아의 협력사다. 자율주행 및 로봇에 사용되는 센서를 생산하는 로보센스 역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파트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를 비롯해 테슬라 등 미 자동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 등이 1260H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1260H 목록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주가가 폭락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 메모리반도체업체 창신메모리 등도 1260H 목록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1260H 목록에 올린다고 해서 법적인 책임을 묻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에게 큰 경고 역할을 한다”며 “알리바바를 비롯한 기업들에게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조치”라고 전했다.

백악관도 이달 초 알리바바가 중국군에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4일 보도했다. 알리바가가 중국 정부와 인민해방군에 인터넷주소, 와이파이 정보, 결제 기록을 포함한 고객 데이터와 다양한 인공지능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당시 알리바바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무역 합의를 훼손하기 위한 악의적인 보도”라며 중국군 연계설을 강력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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