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사진=AFP)
홍콩 소방 당국은 140대 이상의 소방차와 소방관 800명 이상을 투입해 20시간째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아파트 8개 동 가운데 7개 동에 불이 붙었으며 4개 동은 27일 오전까지도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극심한 열기와 짙은 연기로 소방관들이 32층 건물의 윗층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된 이들은 현지 9개 병원으로 나뉘어 이송되고 있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68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며, 4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소재 파악이 안 된 인원이 많은데다 고층 건물에서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어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주민 900여명은 주변 임시 대피소로 대피했다. 일부 주민들은 거리에서 밤을 보냈다. 홍콩 전역에서 헌혈이 급증해 이날 헌혈 신청은 마감됐다.
홍콩 당국은 전날 오후 6시 22분께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5급 경보는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홍콩 당국은 과실 치사 혐의로 보수 공사 업체 관련자 3명을 체포하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는데,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용 안전망, 스티로폼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화재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1983년 완공된 이 아파트에는 1984세대가 살고 있으며 주민 3분의 1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목격자들은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고, 대나무 비계가 불에 타 10~20층 높이에서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고 전했다.
홍콩은 다음 달 7일 입법회 선거 운동을 모두 중단하고 화재 수습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번 화재는 홍콩 중국 반환 직전인 1996년 41명이 숨진 가리 빌딩 화재를 넘어서는 최악의 참사로 남을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재 진압과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라”고 밝혔다. 중국 적십자사는 200만위안(약 4억원)을, 샤오미와 텐센트도 각각 1000만위안(약 20억7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