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이 생전 인스타그램에 올린 연인과 찍은 사진.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호는 공항 특수경찰로 일하다 9년 전 소방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화재 발생 직후인 26일 오후 3시 1분쯤 현장에 도착해 지하에서 수색 활동을 벌이다 오후 3시 30분쯤 동료와 연락이 끊겼다.
이후 그의 동료들이 약 30분 만에 건물 밖 공터에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는 호를 발견해 즉시 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4시 45분쯤 사망하고 말았다.
그의 순직 소식에 동료들과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홍콩 소방처는 홈페이지 화면을 흑백으로 바꿔 애도를 표했고, 동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소방학교 졸업 때 같이 찍은 사진 등을 공유하며 “우리는 너를 잊지 않을게. 편히 쉬어”라고 적었다.
네티즌들도 그의 SNS 계정에 “편히 쉬세요. 당신은 홍콩인들의 영웅입니다”, “고마워요, 임무는 끝났습니다. 편히 가세요” 등의 추모 댓글을 남겼다.
특히 호는 약 10년간 교제해 온 여자 친구와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생전 그는 SNS상에 방화복을 입은 채 여자친구를 번쩍 안아 들거나 여자친구와 함께 환하게 웃는 사진 등을 올리며 “사랑해.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웃자” 등의 멘트로 애정을 나타냈다.
그의 여자친구는 이날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함께 애도해준 네티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나의 슈퍼히어로가 임무를 마치고 크립톤으로 갔다”고 했다.
이어 “당신은 나의 자랑이야. 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당신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으면 좋겠어”라며 비통한 마음을 나타냈다.
한편 전날 오후 2시 52분(현지시간)쯤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고층 아파트 ‘웡 푹 코트’의 화재로 최소 55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됐다.
해당 아파트는 1983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 단지로, 인테리어 보수 공사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가연성인 공사용 안전망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