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사범이 7세 제자 일가족 살해…'망상·질투'가 범행 동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7일, 오후 10:54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27일 호주 시드니 법원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태권도 사범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렸다. 피해자와 살인피고인 모두 한국계로, 국내에서도 해당 사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 태권도 사범 사건(사진=AP-뉴시스)
시드니 검찰은 피고인 유광경(51)에 대해 7세 태권도 제자 및 소년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뉴사우스웨일스주 최고형인 종신형을 구형했다. 주 1심 법원은 12월 16일 형량을 선고한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평소 자신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억만장자들과 어울리는 대단한 인물이라는 허황된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유 씨는 주위에 자신이 호주 최고 부자 지나 라인하트와 직접 만나는 사이이며 시드니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고급 람보르기니 세단을 가지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

부인에게 대단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자신의 이메일에 스스로 여러 거짓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고 종종 본인을 대학 교수로 칭했다고 한다.

법정에 선 법의학 정신과 의사는 유 씨에 대해 “망상의 일종으로 실제의 자신과 전혀 다르게 돈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으며 여러 방면으로 많은 성공을 거뒀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겉으로 뽐낸 것과 달리 유 씨는 빚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태권도 학원의 월세도 제 때 납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검찰은 유 씨가 제자인 소년의 부친이 성공한 인물로 부자인 것을 보고 금품을 욕심내 살인했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태권도 학원 교습이 끝난 후 소년과 소년의 모친을 살해, 모친의 고급 BMW 세단을 몰고 제자의 집으로 가 부친까지 살해했다.

몸싸움 과정에서 유 씨 또한 부상을 입었고, 그는 병원에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습격 당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다음날 병원에서 유 씨를 체포했다.

체포된 유 씨는 살해 가족의 재산을 어떻게 차지할 셈이었는가에 대해 어떠한 방안도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얼마 후부터 ‘잘못했다’는 말만 거듭했다고 한다.

유 씨의 변호사 리처드 윌슨은 피고인이 살해 가족에 대한 ‘시기와 증오심’에서 범행을 했다는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윌슨은 “(유 씨가) 그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했다는 증거가 있을 수는 있지만 시기와 증오심을 범행 동기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유 씨에게 가석방 불가능의 종신형 대신 가석방 불가의 최소 형량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형법에서 살인 유죄의 최대 형량은 종신형인데 성인을 죽인 경우는 표준 형량이 가석방 불가 20년 형이고 아이 살해의 경우는 2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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