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타는 스티로폼 왜 붙였나…홍콩 화재 최소 83명 사망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전 07:3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홍콩 아파트단지에서 26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83명으로 늘어났다. 불길은 어느 정도 잡혔지만 실종자 수색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화재의 규모를 키운 것은 건물 보수 공사에 사용한 대나무 비계와 창문을 막은 스티로폼으로 지목된다.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진=AFP)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새벽 기준 홍콩 북부 타이포 아파트 단지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83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76명이며 이 중 17명은 위중한 상태다.

소방 당국은 아파트 내에서 생존자를 발견하는 등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새벽 기준 279명이었던 실종자 수 집계는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다.

홍콩 당국은 과실 치사 혐의로 보수 공사 업체 관련자 3명을 체포하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 중이었는데,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공사 도중 창문이 파손되지 않도록 설치된 스티로폼, 공사용 안전망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화재 규모가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창문에 스티로폼이 덮여 있어 일부 주민들은 밖을 보지 못해 불이 났다는 사실을 몰랐던 데다 스티로폼이 틈을 막아 연기와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로폼은 급격히 타오르고 연기가 많이 나는 고가연성 재료로, 이번 화재 피해를 키운 위험 요소로 지목된다.

중국 본토를 비롯해 홍콩에서 수세기 전부터 사용했던 대나무 비계 역시 한 번 불이 붙으면 불길이 사다리를 타듯 위와 옆으로 빠르게 번진다. 지난달에도 홍콩에서는 공사 중인 건물의 대나무 비계에 불이 붙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은 대나무 비계를 단계적으로 금속 비계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었다.

1983년 완공된 이 아파트에는 1984세대가 살고 있었으며 주민 3분의 1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홍콩의 건물 안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홍콩 인구에 발맞춰 발전하고 있는 것인지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보수 공사에 사용된 자재들이 화재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홍콩은 현재 보수 중인 주택 단지들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홍콩 반부패국은 주택 단지 건설 공사에 부패가 없었는지를 조사하는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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