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시작…트럼프 관세·고물가에도 美 '쇼핑 열기'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전 09:49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28일)가 올해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쇼핑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계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수입품 관세 관련 일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보다는 고용 축소와 가격 조절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경제소비자단체인 컨퍼런스보드가 지난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신뢰지수(CCI)는 88.7을 기록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CCI는 소비자들이 현재 경제 상황과 앞으로 경제 전망을 얼마나 낙관적으로 보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1985년을 기준(100으로 설정)으로 한다.

소비 심리 악화 신호가 나온 가운데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3분기 실적이 양호했으며, 구매에 신중해진 소비자들이 할인 혜택을 중심으로 선택적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온라인 판매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직전 일요일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797억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한 수치로, 어도비가 예상했던 5.3%를 웃돌았다.

미셸 마이어 마스터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분명히 불확실성과 소비자 불안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는 소비 행태에 큰 변화는 없다”고 분석했다.

전미소매연맹(NRF)은 올 연말 쇼핑 시즌(11~12월) 매출이 1조100억~1조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3.7~4.2% 늘어난 규모로,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일부 품목 가격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조사 업체 서카나(Circana)의 소매 유통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판매된 일반 소비재의 40%가 연초 4개월 대비 최소 5%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완구, 유아용품, 주방용품, 팀 스포츠 용품 등이 가장 큰 폭의 가격 인상을 기록했다. 특히 완구의 경우 9월 판매된 제품의 83%가 최소 5% 이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서커나는 전했다. 많은 유통업체들이 관세를 흡수하거나 출하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조정했지만,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는 품목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쇼핑몰 운영사 CBL 프라퍼티스의 스티븐 레보비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말 시즌의 할인 폭이 전반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보비츠 CEO는 “관세의 긍정적 측면 중 하나는 소매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더 낮아졌고, 이로 인해 각 업체들이 가격 주도권을 어느 정도 유지하려는 전략을 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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