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發 채권 시장 우려 시기상조…감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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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전 10:4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막대한 자금 마련을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채권 시장이 과열되고 부채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로디언에 위치한 구글 데이터센터.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채권 시장이 메타와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언 스틸리 JP모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최근 빅테크 기업의 채권 발행이 많았지만 이들 기업은 매년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는 거대 기업”이라며 “아직 지나치게 우려할 단계가 아니다. 오히려 이들 기업이 최근 회사채를 발행하며 제시한 조건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투자등급(IG) 채권 스프레드가 약 10bp(10bp=0.01%p) 확대된 것에 대해선 “일시적인 소화불량”이라며 “전반적인 우려가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마헤쉬 비말링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글로벌 신용 전략 책임자도 “빅테크 기업들의 부채가 매우 적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신용등급이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보다도 높다는 점을 거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알파벳의 신용등급을 AA+로, 프랑스는 A+로 분류하고 있다.

비말링감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다른 기업들도 유럽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설 경우 상위 신용등급을 보유한 발행사들 가운데서도 돋보일 것”이라며 “매수 수요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은 최근 천문학적인 AI 투자를 위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150억달러(약 21조9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아마존은 애초 120억달러(약 17조5000억원) 어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려 발행 규모를 30억달러(약 4조4000억원) 증액했다.

오라클은 지난 9월 180억달러(약 26조원)를 채권 시장에서 조달했고, 메타도 지난달 300억달러(약 44조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이달 초에 250억달러(약 36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 내놨다.

JP모건은 AI 투자를 위한 채권 발행이 늘어나면서 내년 미국 우량등급 채권시장이 사상 최대인 1조8100억달러(약 2627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 회사채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장기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AI 거품이 꺼질 경우 부채 상환·리파이낸싱 리스크가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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