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과 갈등 국면서 프랑스에 지지 요청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전 11:0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일본과의 외교 마찰이 격화하는 가운데 프랑스를 상대로 외교적 지지 확보에 나섰다. 전통적으로 프랑스가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AFP)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저녁 에마뉘엘 본 프랑스 외교 수석과 진행한 통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을 지적했다.

왕 위원은 본 수석에게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뒤 “일본 현직 지도자가 대만과 관련해 도발적인 발언을 하며 역사를 역행하려 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왕 위원은 그러면서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로서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공동 수호하고 상대방의 핵심 이익 문제에 대해 확고히 상호 지원해야 한다”며 “프랑스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왕 위원의 발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대중·대유럽 공조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프랑스를 포섭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 재확인을 압박한 만큼 사실상 경고에 가깝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주 국빈 방문 형식으로 중국을 찾을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가 일본 지지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 한다는 진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달 3~5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개최하고, 경제·통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입 시도를 차단하려는 목적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일본과의 갈등에서 외교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유엔 무대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해협 위기와 일본 자위대 투입 가능성을 연계해 언급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대만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통일 주장 정당성을 부각하는 동시에, 일본과의 분쟁을 양자 문제를 넘어 중국에 우호적인 회원국이 많은 유엔이라는 다자 무대로 확대하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베이징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중국은 외교적 공세와 병행해 일본에 대한 경제적 보복 조치와 대일 비난 수위도 연일 끌어올리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발언 철회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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