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와 USB 등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또한 형사소송법에 따라 그의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자산 동결을 법원에 청구해 인가받았다.
고등검찰청은 “편견 없이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사안을 규명할 것이며, 국가의 핵심 기술과 영업비밀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뤄웨이런은 2004년 7월 TSMC에 입사해 21년간 근무하면서 5나노·3나노·2나노 등 첨단 공정의 양산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7월 27일자로 TSMC를 공식 퇴직한 뒤 불과 3개월 만에 경쟁사인 인텔로 이직해 집행 부사장직을 맡았다.
앞서 TSMC는 뤄웨이런을 상대로 지식재산 및 상업법원에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TSMC는 그가 재직 기간 서명한 기밀 유지 서약과 경업금지 약정을 어겼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인텔로 이직하면서 자사 핵심 기밀이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TSMC는 그가 재직 기간 연구개발(R&D)과 관련이 없는 부서에 있으면서 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에 접근하려고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TSMC에 따르면 뤄웨이런은 2024년 3월 기업전략발전부 수석부총경리를 맡았는데, 해당 부서는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에게 자문하는 참모 조직으로, R&D 부문을 감독하거나 관리할 필요가 없는 자리였다. 그럼에도 R&D 부문 직원들을 회의에 소집해 2㎚(나노미터·10억분의 1m), A16(1.6나노), A14(1.4나노) 등 첨단 공정 기술 브리핑을 요구하고, 관련 자료를 대량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대만은 국가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 글로벌 선두로 자리 잡은 TSMC의 데이터와 반도체 제조 공정 기술은 국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TSMC의 현재 기업가치가 1조 1500억달러에 이른다.
대만 공업기술연구원(ITRI)은 지난 9월 뤄웨이런에게 최고 기술상을 수여했지만, 수사 개시로 시상 취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대만 정부 산하 국가발전기금(NDF) 대표 자격으로 TSMC 이사회에 참여하는 대만 경제부는 “이번 사안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핵심 기술 침해나 국가안보법 위반 여부와 관련되는지 조사하기 위해 검찰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