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계 각국 주재 외교관들에 "이민자 범죄 파악하라" 지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후 05:0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자국 외교관들에게 현지 이민자 범죄 실태를 파악하고, 미국의 우렬르 정기적으로 전달해 주재국 정부를 압박토록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배척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처였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사진=AFP)


27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지난 21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명의 외교 전문이 전 세계 미국 외교관들에게 발송됐다면서 “미 외교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 주재국에서 이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 특히 폭력 범죄 행위를 집중 조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전문에는 각 주재국 정부에 미국의 우려를 정기적으로 제기해 이민을 엄격 제한토록 압력을 가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전문은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주재 대사관에 보내졌으며, 전날 워싱턴DC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이 주방위군 2명에게 총격을 가하기 전까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민자 유입 억제에 실패한 국가로는 미국과 가장 가까운 동맹인 영국이 특정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영국을 국빈방문해 키어 스타머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민 문제와 관련해 스타머 총리에게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영국도 미국처럼 국경이 위협 받고 있으며, 불법 이민을 막으려면 군 투입 등 어떤 수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도 멕시코 국경에 군을 배치한 자신의 강경책을 따르도록 공개 조언한 것으로, 일각에선 내정간섭 논란이 일었다. 미 국무부가 외교 전문에서 영국을 콕 집어 거론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더타임스는 “백악관이 영국의 국경 문제에 점점 더 깊이 개입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실제 미 국무부는 외교 전문과 관련해 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공공안전과 사회적 결속을 위협하는 이민자들의 폭력 범죄·인권 침해 문제 증가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외국 이민 정책에 관여할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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