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128명 사망…"더 늘어날 수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1월 28일, 오후 05:34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지난 26일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에서 발생한 고층 아파트 단지 화재 참사 사망자가 128명으로 늘었다.

(사진=AFP)
신화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크리스 탕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장은 28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28명이며, 부상자는 79명”이라며 “현장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새벽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됐던 실종자들의 상황은 현재 불분명한 상태라고 SCMP는 전했다.

화재는 아파트 단지의 저층부에서 시작돼 2000가구 규모의 8개 동 가운데 7개 동으로 번졌다. 아파트 단지에서 진행 중이던 리모델링 공사에 사용된 자재가 불길 확산을 부추겼다. 탕 보안국장은 “비계 작업을 위해 설치된 대나무 구조물을 감싼 그물망에 불이 붙었고, 강한 열기로 대나무가 무너지면서 인근 동을 감싸고 있던 자재로 불길이 번졌다”고 전했다.

홍콩 노동부에 따르면 당국은 이번 공사 현장을 16차례 점검하며 반복적으로 화재 예방 조치 미흡을 경고했지만 적절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 경고는 화재 발생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이번 리모델링은 총 3억1550만 홍콩달러 규모였다.

홍콩 경찰은 리모델링 공사를 맡은 시공사 관계자 3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문제의 시공사는 이외에도 홍콩 내 11개 주거 단지 공사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대규모 리모델링 중인 모든 공공주택 단지에 대해 전수 점검을 지시했으며, 긴급 기자회견에서 피해 가정당 1만 홍콩달러의 구호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대나무 비계를 단계적으로 금속 구조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화재는 1948년 176명이 숨진 창고 화재 이후 80년 만에 홍콩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다. 홍콩 정부는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임시 주택 1800가구를 제공하기로 했다. 자원봉사자와 기업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홍콩 경마협회는 1억7000만 홍콩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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