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일리노이주 루프 금융지구의 라살 스트리트 남쪽 끝에 자리한 시카고 상품거래소 빌딩 (사진=AFP)
당초 CME는 장애가 짧게 끝날 것으로 보고 뉴욕 인근 백업센터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고장은 장시간 이어졌다. CME 그룹은 이날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이 돼서야 최대 선물·옵션 거래 플랫폼인 글로벡스(Globex) 시스템을 다시 가동했다고 밝혔다.
추수감사절 연휴로 거래량이 억눌린 가운데 월말 포지션 롤오버 시점이 겹치며 시장참가자들의 불만은 커졌다. 특히 이 같은 장애는 미국과 유럽 장이 겹치는 시간대에 발생해 실물 및 금융자산 전반으로 파급됐다. 도쿄·런던 시장에 이어 뉴욕에서도 금, 원유, 미 국채선물 등 주요 파생상품 거래가 줄줄이 멈춰섰고, 이날 낮 1시경 대부분 기능이 재가동될 때까지 혼란이 이어졌다. 또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사용하는 CME Direct는 재가동 발표 직전까지도 로그인이 쉽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한 원유 트레이더는 블룸버그통신에 “처음엔 오류가 장난인 줄 알았다가 곧바로 화면이 얼어붙고 강제 로그아웃됐다”고 말했다. 한 런던 채권운용사는 “유동성이 얇아 급히 현금채권으로 거래를 돌려 대응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CME의 기술 인프라 외주 구조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CME는 2016년 해당 데이터센터를 사모펀드 소유의 사이러스원(CyrusOne)에 매각했으며, 현재까지 핵심 설비를 임대해 운영한다. 이 시설은 약 20년간 CME의 핵심 IT 인프라 역할을 해왔으며, 고빈도거래(HFT) 기업들이 대거 서버를 입주시켜 초저지연 환경을 구현해온 중요한 매칭 허브로 꼽힌다. 사이러스원은 사모펀드 KKR과 블랙록 인프라펀드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 중단은 2019년 기술 오류로 약 3시간 동안 시스템이 멈췄던 사례보다 훨씬 길었다. 시장에서는 CME에 선물거래가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적 위험성이 다시 부각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토마스 텍시에 마렉스 그룹 결제 총괄은 “이번 사태는 주요 선물상품 거래가 소수 거래소에 집중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운영사 사이러스원은 성명을 통해 “냉각 장비 고장이 원인이며, 가능한 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CME는 백업 전환 지연 이유에 대해 명확한 해명 없이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