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 네타냐후 "국익 위해 사면" 대통령에 요청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전 06:40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부패 혐의 등으로 이스라엘 총리 최초로 기소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국익을 위해 자신을 사면해 줄 것을 대통령에 요청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쿠드당은 30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에 111페이지 분량의 사면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재판부가 자신에게 일주일에 3번씩 증언하라고 요구해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를 내부로부터 갈라놓고, 격렬한 분열을 불러일으키며, 균열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에 대한 재판을 끝내면 갈등을 크게 완화하고, 이스라엘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폭넓은 화해를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대통령이 헤르조그 대통령에 자신의 사면을 요청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무죄를 주장해온 그는 재판을 받게 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검찰은 그를 2019~2020년 사기와 배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2020년 5월 예루살렘 지방 법원에서 시작된 재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의 이유로 수차례 연기됐다. 네타탸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등을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다가 지난해 12월에야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아직 유죄 판결을 받지는 않았다.

이스라엘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실질적 권한은 총리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사면권은 국가 수반인 대통령에게 있다. 다만 이스라엘 역사상 유죄 판결을 받기도 전에 사면하는 것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1980년대 이스라엘 특수 부대가 팔레스타인 테러 용의자를 즉결 처형한 ‘300번 버스 납치 사건’ 당시 재판 과정에서 국가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군 고위 장성들과 정부기관 요원들이 사면을 받았다.

대통령실의 사면 검토에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면 요청이 국가적 영향을 미칠 중대한 의미를 지닌 특별 요청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든 의견을 수렴해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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