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워싱턴 D.C 총격범, 美 입국 후 극단적으로 변해"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1일, 오전 07:5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주방위군에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입국한 이후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변했다고 미 국토안보부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주방위군 2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진=AFP)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NBC와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지역 사회와 주(州) 내 인맥을 통해 급진화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와 교류한 사람들, 그의 가족 구성원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 총격 사건 용의자 라흐마눌라 라칸왈의 범행 동기가 미궁인 가운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워싱턴주의 정치적 환경과 그의 정착을 도운 시민단체 등에 영향을 받아 극단주의로 돌아섰다는 취지다.

군인이었던 라칸왈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에 협력했던 이력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9월 미국에 입국, 미 북서부 워싱턴주에서 지냈다. 그는 지난해 망명을 신청해 지난 4월 허가를 받았다.

라칸왈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슬람 국가(IS) 구성원 사살을 위해 CIA가 조직한 대(對)테러 부대 중 하나인 ‘제로 유닛’ 소속이었다. CIA에 협력했던 그가 왜 워싱턴주에서 워싱턴D.C까지 직접 차를 몰고 미국 대륙을 횡단하면서까지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 D.C 총격 사건 직후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제 3세계 출신 이민자들의 이민을 영구 중단하기로 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전원을 전면 재조사에 착수했다.

놈 장관은 “아프가니스탄 포기 당시 바이든 행정부가 신원조사 없이 사람들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데려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신원조사는 해당 인물이 입국할 때 이뤄진다. 그리고 조 바이든은 이들을 전혀 검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칸왈은 미국 입국 이후 수년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고립됐다. 2023년에는 수개월간 집세를 내지 못해 아들과 아내와 함께 쫓겨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는 자살 충동을 느끼고 집에 은둔하거나 쉴 새 없이 운전을 하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AP통신은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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