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사진=AFP)
그동안 차기 연준 의장설에 대해 즉답을 피했던 해싯 위원장이 이날 “기꺼이 봉사하겠다”고 밝힌 것은 자신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싯 위원장은 자신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하다는 보도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락하는 등 시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싯 위원장은 “대통령의 결단이 가까워졌다는 게 분명해지자 시장이 이를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저에 대한 소문도 마찬가지다”며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할부와 주택 대출을 더 저렴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사람을 (연준 의장으로)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해싯 위원장이 연준 의장에 지명되면 연준이 백악관의 입김에서 벗어나지 못해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반박한 셈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성탄절 전 차기 연준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고 했다. 해싯 위원장 외에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릭 라이더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까지 5명이 최종 후보로 올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 D.C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의장 지명에 대해 “누구를 뽑을지 알고 있다. 곧 발표할 것이다”며 사실상 내정했음을 시사했다.
5명의 연준 의장 후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측근인 해싯 위원장을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해싯 위원장이)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과 뜻을 같이하는 인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해싯 위원장은 컬럼비아대 교수와 연준 경제학자를 거친 보수 성향의 거시·조세 정책 전문가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내며 미·중 무역전쟁과 감세 정책에 깊게 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 초 NEC 위원장에 오른 그는 베선트 장관과 함께 고율 관세 정책을 주도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동조한 바 있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 의회의 인준을 거쳐 공식 임명된다. 연준 외부 인사가 의장으로 지명되면 내년 2월에 시작하는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직도 함께 맡게 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에 끝나며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에 종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