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독성 곰팡이' 반입하다 딱 걸린 中연구원…"추방 조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전 06:33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미국 미시간 대학교에서 연구활동을 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농작물을 죽이고 사람과 가축에게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곰팡이를 불법 반입한 혐의로 공항에서 발각돼 추방당했다.

지안(33)(좌측), 푸자리움 그라미네아룸(Fusarium graminearum) 병원균 샘플(우측).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1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시간 대학교 연구원인 지안(33)이 푸사리움 그라미네아룸(Fusarium graminearum)이라는 곰팡이를 미국으로 불법 반입하려 한 혐의로 지난 6월께 체포됐다.

검찰 조사 결과, 지안은 중국 공산당 당원 신분으로 자국 정부의 연구 지원금을 받아 이 곰팡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앞서 지안의 남자친구인 리우(34) 또한 중국에서 대학 소속 연구원으로 같은 곰팡이를 연구해왔으며, 곰팡이 샘플을 배낭에 숨겨 미국으로 들여오려다 공항에서 발각돼 입국이 거부당한 바 있다.

푸사리움 그라미네아룸은 밀, 보리, 옥수수, 쌀 등 주요 곡물에 이삭마름병을 일으켜 농작물을 고사시키는 병원성 곰팡이다. 이 곰팡이가 생성하는 ‘보미톡신’이라는 독소는 사람과 동물에게 설사, 복통, 두통, 발열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성이 높다.

현재 이 곰팡이는 미국 동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매년 2억 달러(약 2938억 원)에서 4억 달러(약 5876억 원)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 중이다.

미국 검찰은 이 곰팡이를 ‘잠재적 농업 테러 무기’로 규정하고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강도 높게 대응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이들은 해당 병원균 수입 허가를 신청하지도, 발급받지도 않았다. 고소장에는 리우가 해당 물질의 반입 제한을 알고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배낭에 숨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FBI 부국장 댄 본지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안은 위험한 생물학적 병원균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FBI 요원에게 거짓말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에에 지안의 변호사 노먼 잘킨드는 연방 당국이 사건의 심각성을 과장했다고 반박했다. 노먼 변호사는 “정부가 사건을 실제보다 훨씬 심각하게 포장했다”며 “그들의 연구가 미국에 해를 끼쳤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및 식물병리학자들 또한 “이 병원균은 100년 전부터 미국에 존재해온 흔한 균이며, 통상적인 섭취 수준에서는 위험성이 매우 낮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동부와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도 자생하고 있어 매년 2억~4억 달러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만, 이는 이미 관리 가능한 범주”라고 전했다.

미시간주립대 명예교수 톰 샤키는 “국제 연구에서 균주 공유는 일반적 관행인데 이를 ‘밀수’로 표현한 것은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지안은 앞서 법정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연구 성과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다”며 “누군가를 해치려는 목적이 아니라 작물 보호를 위한 연구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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