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나도 안전"…소뱅, '10조엔 부채 우려' 적극 해명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4일, 오후 01:0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인공지능(AI)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건전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사진=AFP)
고토 요시미츠 소프트뱅크그룹(SB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10조엔(약 94조7200억원) 규모 부채에 대해 “보유 주식의 가치가 급락하더라도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4일 닛케이에 따르면 그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대해서도 “결코 (재무적으로) 불건전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향후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여유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소프트뱅크그룹은 대규모 투자를 위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2023년 9월 말 기준 SBG 단독 기준 이자부채는 차입금 3조762억엔, 회사채 7조 2530억엔이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금 등을 합치면 총 12조6059억엔에 달한다. 특히 10월에는 약 4300억엔 규모의 외화 표시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해 부채는 더 증가했다.

고토 CFO는 자금 조달과 관련해 “필요에 따라 추가 융자나 장기 차입으로의 전환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SBG는 자산의 담보가치에 대한 대출 비율을 뜻하는 담보인정비율(LTV)을 주요 경영 지표로 삼고 있다. 평상시에는 ‘25% 미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2023년 9월 말 기준 LTV는 16.5%다.

고토 CFO는 “설령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 위기가 다시 발생해 보유 주식 가치가 반토막이 나더라도 안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보유 주식 중 상장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9월 말 기준 69%다. 이는 미국 T모바일 등 상장주 매각이 진행되면서 하락했다. 비상장 주식은 평가가 어렵고 현금화가 쉽지 않지만, 5~10년 뒤에는 기업공개(IPO) 투자처의 성장율이 상장 주식보다 더 클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상장 주식은 SBG의 자금 조달도 뒷받침해 왔다. SBG는 지금까지 영국 반도체 기업 Arm, 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 등의 상장 주식을 담보로 차입을 해왔다. 앞으로는 비상장 상태의 미국 오픈AI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 조달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ARM 주식의 경우 보유 주식 가치 20조엔에 1조엔 정도를 ARM 주식을 담보로 조달했다.

고토 CFO는 “(담보로) 사용하지 않는 주식은 조달력, 신용의 원천”이라며 “SBG의 재무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오픈AI나 Arm과 같은 가장 중요한 자산을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이 더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부채가 증가해 LTV가 25%를 초과하더라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전 세계 AI 투자 붐을 탄 기업 중 하나다. 소프트뱅크는 2분기 오픈AI 관련 지분 가치 상승 덕분에 순이익 2조5000엔을 달성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오픈AI에 앞으로 320억달러 규모 투자 약정을 이행해야 하며, 12월 중 225억달러의 대금 지급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더해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부 인수에 55억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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