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은 내년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MMF를 상품화할 예정이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자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이 펀드를 설정하고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 증권이 고객 판매를 담당할 계획이다.
MMF는 단기 국채와 회사채 등 신용등급이 높은 자산으로 운용하는 투자신탁이다. 위험이 낮으면서도 보통예금보다 수익률이 높다.
일본에서 MMF가 등장한 것은 1992년이다. 순자산총액은 2000년 무렵 20조엔(약 189조 4000억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BOJ의 저금리 정책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잔액이 감소했고 2016년부터 시행된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결정타가 되면서 MMF 판매도 중단됐다.
일본에서 MMF 판매를 재개하는 금융사는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수년 내 3000억엔(약 2조 84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은 과거에도 다양한 MMF를 제공해 왔으며 데이터가 남아 있는 2005년 말 이후 최대 운용 잔액은 4500억엔(약 4조 2600억원)이다.
수익률 등 구체적인 상품 설계는 이제부터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본의 평균 예금금리는 약 0.2%다. 이를 기반으로 MMF 연간 환산 수익률을 추산하면 0.5%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은행 예금금리보다 0.3%포인트 가량 높았던 2008년 무렵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MMF는 기존 상품과 달리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할 수 있도록 운용 자산 수익권(내 몫을 가질 권리)을 ‘토큰화’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최근 일본 젊은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투자가 급속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대응이다.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은 MMF 이외 투자신탁에 대해서도 토큰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24시간 365일 가동하는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투자자가 MMF를 즉시 환매할 수 있다”며 “과거에는 매도 신청부터 대금 수수까지 3~4일 정도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즉시 환매가 가능해지면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자금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고 자금 효율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은 우선 시험적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투자신탁으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점차 판매 대상을 넓혀 개인투자자 대상 공모 투자신탁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법정통화와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도 MMF를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도 검토 중이다.
토큰화 MMF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 블랙록이 운용하는 MMF를 토큰화한 ‘미 달러 기관투자자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비들)는 현재 순자산잔액이 23억달러(약 3조 3800억원)에 이른다.
일본에선 약 50개 금융사가 프로그맷(Progmat)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MMF 토큰화 상품 출시를 논의해 왔다. 프로그맷은 디지털 자산 인프라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일본 3대 메가뱅크 등이 출자해 만들었다.
닛케이는 “투자자가 대기 자금으로 보유하는 스테이블코인을 MMF로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되면 MMF 규모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융기관이 디지털 자산 영역 진출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 상승과 함께 다른 금융사들도 미쓰비시UFJ 자산운용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